[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벽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던 남녀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상대를 집에서 내보내려 한다. 여자는 귀신소리부터 성관계 소리 등 기발한 소음으로 남자를 괴롭힌다. 질수만 없던 남자도 전자기타 소음으로 응수한다. 하지만 두사람은 결국 사랑에 빠지고 만다. 지난 5일 개봉한 한승연, 이지훈 주연의 영화 ‘빈틈없는 사이’의 줄거리다.
실상은 영화와 사뭇 다르다. 지난 달 29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KBS ‘시사직격’으로부터 받은 2016∼2021년 형사사건 판결문 분석에 따르면 층간소음으로 인한 살인·폭력 등 ‘5대 강력범죄’가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증가했다. 5년간 10배 급증한 셈이다.
연예인들 역시 층간소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자녀가정 연예인, 음악작업을 하는 연예인들이 ‘층간소음’ 가해자로 지목되며 폭로의 대상이 되곤 한다.
연예계 대표적인 다둥이맘인 방송인 정주리는 ‘벽간소음’ 논란으로 지목돼 곤욕을 치렀다. 한 누리꾼은 “이사 온 지 3개월인데 그냥 넘어가는 날이 거의 없다. 처음에는 연예인 산다고 신기해 했는데 아들만 넷인 집이니 이해해야지 싶다가도 큰 애들은 소리 지르며 놀고 새벽에는 돌 지난 막내 꼭 깨서 최소 30분은 넘게 악을 쓰며 울어댄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관리실에 민원도 넣었지만 사과도 없었고 변한 것 또한 없었다.”면서 “우리 집에서 민원 넣은 거 안다. 죄송하다는 쪽지라도 있으면 사람 마음이 조금은 나을 텐데. 민원 넣었을 때 관리실에다 누가 민원 넣었냐고 사과하려고 그런다고 하도 졸라서 호수 알려줬다는데 쪽지 하나 받은 것 없다”고 적었다.
이에 정주리는 “앞집과 소통하는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있었음을 나중에 알게 되어 오해를 풀고 진심을 담아 죄송한 마음을 전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연예인 벽간소음, 층간소음 논란은 정주리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배우 김경남과 가수 성시경이 층간소음 가해자로 지목돼 구설에 올랐다. 특히 성시경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몇 번 사과하더니 이후에는 아예 무시한다고 해 화제가 됐다. 결국 이들도 이후 이웃과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방송인 이휘재와 문정원 부부는 자난 2021년 층간소음 논란 이후 아예 방송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이들 부부의 이웃이 층간소음이 전혀 개선되지 않다고 폭로하자 아내 문정원은 두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대중에게 미운털이 박히면서 ‘장난감 먹튀’논란까지 대두돼 활동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연예인을 향한 층간소음 폭로에 대해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폭로해야지 사과한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연예인이라 사례가 부풀려졌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실제로 코미디언 안상태는 층간소음을 폭로한 이웃 A씨에 대해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안상태는 A씨가 사건을 부풀려 온라인에 글을 올렸고 이로 인해 누리꾼들이 악의적인 댓글을 남기며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안상태와 A씨는 소송 1년여 만에 게시글을 삭제하고 안상태에 사과하는 조건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층간소음 분쟁은 내막을 모르니 단정 지어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층간 소음은 예민한 이슈로, 논란이 분분하게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층간 소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 ‘찾기 쉬운 생활 법령 정보’ 사이트에서는 여러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주민 자치 위원회나 집주인 등을 통해 연락하는 것을 권고했다. 그런데도 소음이 지속될 경우,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 위원회나 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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