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김시연 작가가 감독을 맡은 가상현실(XR)영화 ‘내 이름은 오구공’이 제8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이머시브 부문에 공식 경쟁작으로 초청됐다.
베니스 이머시브(Venice Immersive) 부문은 2017년 신설된 VR 부문을 확장해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한 영화 등 몰입형 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내 이름은 오구공’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스튜디오 메타포가 제작하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한 작품이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에서 ‘시티리듬’으로 영예상을 받은 김시연 감독이 연출하고, 영화 ‘기생충’의 번역가로 알려진 달시 파켓이 주인공 오구공의 목소리 연기를 담당했다.
2009년 루이비통 젊은 작가상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시연 작가는 지난 2020년 영화 ‘로스트’로 몬트리올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영화 ‘데칼코마니’로 부산국제영화제 VR 최우수 작품상, 브뤼셀 국제 영화제, 시체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분 진출, 2022년 작품 ‘숲이라는 이름에 묻힌 나무’로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상(Best Experimental)을 수상했다.
‘내 이름은 오구공’은 가까운 미래, 버림받은 AI 로봇개를 모티브로 관계, 믿음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XR 애니메이션이다.
김시연 작가는 “인간의 마음도 로봇처럼 프로그래밍으로 기억되면 영원히 변하지 않고 한결같지 않을까? 그러면 세상에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 영화다. 버려진 마음을 기계와 인간의 관계에 대비했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에도 다를 것이 없다. 오구공에게는 데이터가 기억이고 추억이다. 인풋한만큼 아웃풋이 반영되니까 결과값에 변형이 없지 않은가. 왜곡 없는 기억이라는 장치로, 생각보다 많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시연 작가와 협업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박서은 작가가 ‘내 이름은 오구공’을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박서은 작가 “챗 gpt가 세상을 휩쓸 때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채 숨죽이고 있는 오구공을 생각했다. 감정적인 교류를 한다고 믿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 오구공이라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개인의 정서를 가장 잘 이해해줄 상대가 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품은 비인간, 기계가 될 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탄생할지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내 이름은 오구공’은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9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열리는 베니스영화제에서 공식상영된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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