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전북은 최근 K리그1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무2패를 기록하며 주춤하고 있다. 정규 라운드 막바지 부진에 빠지면서 순위 싸움에도 애를 먹고 있다. 전북은 승점 43을 기록하며 파이널A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중위권 싸움은 치열하다. 4위 대구FC(44점)가 근소하게 앞서 있고, 5위 FC서울과 전북, 7위 인천 유나이티드가 나란히 같은 승점을 유지하고 있다. 정규 라운드는 이제 세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최근 기세가 좋은 인천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전북의 파이널B 추락도 현실이 될 수 있다.
흔들리는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전북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몇 수 아래인 홍콩의 킷치SC와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렀는데 2-1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상대 밀집 수비를 뚫는 데 애를 먹었고,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 허탈하게 실점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경기력은 살아나지 않았고, 팀 분위기가 침체해 보였다.
경기 내내 어수선한 점도 눈에 띄었다. 전담 키커 없이 이 선수 저 선수가 돌아가며 킥하며 허탈하게 기회를 날리기도 했고, 경기 도중 호흡이 맞지 않아 서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을 했다. 팀이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경기였다.
하파 실바, 이동준이 부상으로 빠졌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5명(백승호 박진섭 박재용 김정훈 송민규)이 차출됐지만, 전북 스쿼드는 이를 극복할 만큼 충분히 탄탄하다. 분명 팀 공기가 좋을 때와 다르다. 베테랑 한교원의 말에서도 현재 전북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결승 골을 넣은 뒤 팬을 향해 손을 모아 사과하는 듯한 몸짓을 취했던 한교원은 “안일하게 생각하거나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어떤 팀도 이길 수 없다. 선수부터 스태프까지 모두 간절해야 승리가 따라온다.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전북의 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전북은 24일 광주FC와 K리그1 3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광주는 최근 10경기에서 패배 없이 5승5무를 달리는 3위 팀이다. 스쿼드, 선수 인건비 규모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차이가 크지만, 지금의 광주는 전북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강팀이다.
만에 하나 전북이 광주에 패하고, 인천이 강원FC를 잡거나 비기면 두 팀의 순위는 역전된다. 두 경기를 남겨놓고 파이널B로 떨어질 수 있다.
한교원은 “광주는 정말 단단한 팀이다.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강한 팀이라는 인정한다. 우리도 경각심을 갖고 잘 준비해야 한다.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지금의 성적도 결국 우리가 만든 것이다. 이겨내야 한다. 광주전에서도 극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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