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K예능의 대들보가 된 예능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의 수장 이명한 대표가 오랜 후배 나영석 PD의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원조 예능PD의 입담을 과시했다.

4일 공개된 유튜브채널 ‘채널십오야’에 ‘본격 대표가 외줄타는 회사’라는 제목으로 나영석 사단의 사단장 이명한 대표가 등장해 오랜 후배 나영석 PD, 김대주 작가와 ‘라떼토크’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1995년 입사해서 처음 맡은 프로그램이 KBS2 ‘연예가중계’ 였다. 당시 MC가 김병찬 아나운서와 배우 전도연씨였다”라고 말해 라이브창을 들썩이게 했다. 조연출이던 이 대표가 당시 처음 인터뷰한 인물이 KBS2주말극 ‘목욕탕집 남자들’로 인기를 끌던 김희선이었다고.

이 대표는 “정신 없이 인터뷰하고 편집하려고 봤더니, 김희선씨 앞에서 든 내 마이크가 덜덜 떨고 있더라”라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이어 “내가 처음 만난 남자 연예인은 무려 영화 ‘비트’로 인기를 모았던 정우성씨였다”라며 당시 최고 인기 연예 프로그램이었던 KBS2‘연예가중계’ 의 위용을 가늠케 했다.

예능PD로 일하다 보면 종종 양복입는 일이 생기는데 그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출석 날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는 “입사하고 몇년 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를 맡았다. 당시에는 외국 다큐멘터리 VCR을 사와서 퀴즈를 내는 건데, 오디오가 없어서 더빙을 해야했다. 사자 편집이 쉽지 않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사자의 마음을 추측해 한국말 더빙을 넣고, 그에 맞는 영상을 찾는게 주업무였다고. 논란이나 논쟁이 발생하기 힘든 동물들을 다루는 프로그램인데도 방심위 출석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메인 PD였던 선배가 야외촬영을 처음으로 도입해보려고 해서, 당시 클론의 아류 ‘클놈’으로 활동했던 염경환, 지상렬이 야외 MC를 맡고 동물들 관련 영상을 찍었다. 하루는 타조를 아이템으로 찍어야 하는데, 타조면 당연히 달리기를 찍어야 한다. 근데 타조가 사람이랑 대결을 해야하는데 타조가 안 뛰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분량이 안 나오니까 셋이 회의를 해서 타조알이 되게 크니까 그걸 후라이를 해서 몇분 안에 먹냐는 대결을 했다. 근데 뒤에 어미 타조를 세워놓고 보는데서 타조알 후라이를 해서”라고 말해 나PD의 오열을 불렀다.

사상 초유의 타조 후라이로 방심위에 출두한 이 대표는 “아무리 짐승이지만 너무 반인륜적이다라는 지적을 받았다. 타조가 입혀준 첫 양복이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런가하면 ‘스타서치 닮은 그대’라는 프로그램을 할 땐 목숨의 위협을 받았노라고 했다. 그는 “H.O.T. 닮은꼴 특집을 해서 닮은꼴로 진짜 멋지게 뮤직비디오를 찍는 거였다. 근데 뭐든 웃음 포인트를 줘야 하니까 이름으로 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희준 닮은꼴은 문희춘, 이재원은 이재월, 강타는 오타 이런 식으로 이름을 정했더니 KBS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이 난리가 났다. ‘너 죽여 버린다’는 글이 마구 올라왔다”라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밖에도 인간 토이크레인에 도전한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리얼 연애 버라이어티 ‘산장미팅-장미의 전쟁’ 등 히트작을 선보였던 이명한 대표는 2002년 ‘산장미팅’ 당시 나영석 PD, 이우정 작가를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나영석 PD는 “같이 일하는게 처음인데 너무 재밌었다. 저 형 어쩌면 저렇게 아이디어가 나올까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그때가 30대 중 후반일 때라서 제일 재밌었다. 사실 PD로서 제일 에너제틱했던 것같다. 아이디어도 많았고 우정이랑 30분만 고민하면 뭐든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라떼 토크가 이어진 가운데 나PD는 “회사(에그이즈커밍) 차리고 나서 아이디 만들고 있는데, 형은 만들었나?”라더니 “에그이즈커밍에서 가장 큰 알이니까 가장 큰 알 타조알로 메일 아이디 만들어라”라고 추천해 웃음을 줬다.

한편 1995년 KBS 공채 22기로 입사한 이명한 PD는 ‘연예가중계’ ‘열린음악회’ ‘산장미팅-장미의 전쟁’ ‘스타골든벨’ ‘해피선데이’ 등 숱한 히트작을 선보였고, 이후 2011년 tvN으로 이적해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최재형 PD, 이우정 작가와 ‘응답하라’ 시리즈를 기획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오랜 세월 호흡을 맞췄던 나영석 PD,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신원호 PD 등 이명한 사단이 tvN에 터를 잡으며 ‘꽃보다’ 시리즈, ‘응답하라’ 시리즈, ‘윤식당’ 시리즈 등을 연타석으로 성공시켰다.

지난해 5월 티빙 대표를 사임한 이명한 PD는 2023년부터 CJ ENM 산하 제작사 에그이즈커밍 대표를 맡았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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