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가요계가 암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28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이하 음레협)가 지난달 19일 제출한 암표 법률 개정 청원을 정부가 공개청원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30일간 국민 의견 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청원을 처리하고 90일 이내에 결과를 통지해야 한다.

이로써 그간 가요계와 공연계의 골칫거리였던 암표 문제가 공론화될 길이 열렸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암표 거래가 처발 대상에 포함되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음레협 윤동환 회장은 청원을 통해 “암표는 마약처럼 사회 암적인 존재이다. 철도 승차권과 같이 기간이 한정된 상품으로 신발, 가방 같은 리셀 상품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철도사업법 제10조 2항처럼 자신이 구입한 가격을 초과한 금액으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법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방관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암표가 기승을 부리면서 암표를 이용한 사기 행각도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순진한 팬심을 이용해 산업 구조를 무너트리는 이런 불법 행위는 중죄로 처벌받아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경범죄로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성시경, 아이유, 임영웅 등 인기 가수들은 콘서트를 앞두고 암표 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이들에게 티켓 강제 취소, 팬클럽 영구 퇴출 등 강경 대응을 하며 암표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기획사와 공연주최 측의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법적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현행 경범죄 처벌법은 암표 판매 처벌 대상을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승차권 또는 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암표 매매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온라인 거래는 처벌 대상조차 되지 않는 실정이다.

윤 회장은 “매크로의 등장으로 암표상이 조직화, 기업화되어가고 있다. 2024년 3월 공연법 개정으로 매크로를 이용한 구매를 불법으로 정의하게 되었지만 현실적으로 분업화된 암표상 개개인의 매크로 구매를 적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선은 50년 전에 만들어진 암표 법률부터 개정을 요청 드린다”고 호소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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