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기자] “남궁민이 멜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했죠. 그의 ‘멜로눈빛’은 ‘연인’의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자체 최고 시청률 1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화제 속에 종영한 MBC ‘연인’의 김성용PD는 주연배우 남궁민의 연기를 이렇게 평했다.

두사람은 지난 2021년 MBC ‘검은 태양’에 이어 두 번째 합을 맞춘 사이다. 당시 고생한 덕분에 “다시는 함께 하지 말자”고 농담까지 던졌지만 남궁민의 멜로연기에 대한 호기심이 두 사람을 ‘연인’으로 이끌었다.

“남궁민은 집중력, 몰입력, 흡입력이 좋은 배우죠. ‘검은 태양’을 촬영할 때도 남궁민과 장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본이 좋다면 멜로연기를 안할 이유가 없다고 했어요. 결국 그 때 이야기한 게 ‘연인’으로 이어졌죠.”

김PD는 연기를 대하는 남궁민의 진정성도 높게 평가했다. 앞서 길채 역의 안은진 역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남궁민의 눈빛 연기를 극찬한 바 있다.

“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를 합니다. 액션 연기를 특히 좋아해서 ‘검은 태양’ 촬영 때도 총기를 주면 하루 종일 갖고 놀며 자기 손에 익게끔 했습니다. ‘연인’에서도 칼은 처음이다 보니 액션 스쿨은 물론 현장에서도 하루 종일 연습하며 능숙하게 만들었습니다. 능군리에서 장현은 부채 사용이 익숙한데 장인의 제품이라 소품팀이 꽤 고생했습니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길채(안은진 분)와 장현(남궁민 분)의 엇갈린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연인’의 인기 비결에는 주연배우들의 호연 외에도 황진영 작가의 섬세한 대본과 아름다운 영상도 한몫했다.

드라마 ‘제왕의 딸, 수백향’,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등 대본을 집필했던 황작가는 조선시대 전쟁을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보기 힘든 포로 속환과정을 담으며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고증을 짚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래 황진영 작가님 대본을 좋아했어요. ‘검은 태양’ 촬영 중간에 제안받아 바로 승낙했습니다. 휴가 뒤 대본을 읽어보니 드라마 소개처럼 ‘대 서사시’였어요. 로맨스도 중요하지만 시대의 엄혹함을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득력을 위해 고증에 신경 썼습니다.”

‘연인’에서 여주인공 길채가 인연을 찾기 위해 전국 곳곳을 사계절 내내 돌아다니는 모습이나 장현을 기준으로 석양이 일직선으로 지는 장면들은 ‘아름다운 풍광’으로 입소문이 났다. 덕분에 김PD는 누리꾼 사이에서 ‘배운변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러나 김PD는 이 모든 공을 김화영 촬영감독에 돌렸다. 김 감독은 지난 2021년 ‘옷소매 붉은 끝동’의 촬영을 맡은 바 있다.

“김화영 촬영감독이 ‘옷소매 붉은 끝동’ 촬영 당시 여러 차례 지방 로케이션을 다닌 경험을 살려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김 감독님이 광선, 구도를 설정했고 중요한 촬영일마다 날씨가 좋았던 덕에 그런 아름다운 풍경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배우와 작가, 촬영감독까지 천군만마를 얻었던 김PD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기민하게 살피며 시청자들과 ‘밀당’을 이어가기도 했다.

“제가 신경쓴건 시청자들의 반응입니다. 극이 길채와 장현의 로맨스 위주로 갔는데 이런 것에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 주변 인물의 이야기도 넣으며 극을 전개했습니다.”

‘연인’을 마친 김PD의 차기작은 미정이다. 최근 인기 드라마 연출자들이 프리랜서를 선언하는 추세지만 이 역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연출할 수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제가 믿고 따르는 분이 차기작을 하자고 하면 바로 할 거 같아요. 그래도 앞으로 한 달은 푹 쉴 예정입니다. 프리랜서로 근무할 생각도 많이 물어보시는데 아직 정식 제안이 들어온 건 없습니다. 저는 다른 제작진들에게도 많이 의지하는 편이라 마냥 나가는 게 답은 아닌 거 같아 신중하게 고민 중입니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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