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2023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에 빛나는 기안84가 신인 웹툰작가 시절부터 어엿한 방송인이 된 현재까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영혼의 단짝 이말년(침착맨)과 라이브 방송에 나섰다.

11일 유튜브채널 ‘침착맨’에는 ‘인간 김희민 기안84 초대석’이라는 제목으로 두 사람의 라이브가 진행됐다. 이날 라이브는 ‘침착맨’ 역대 최다 동시접속자인 3만7000여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봤던 뉴진스 라이브에 버금가는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기안84는 “예전에 말년이 형이 인터넷방송 한다고 했을 때, 웹툰이나 그리지 뭐하는 짓이냐고 그랬다. 근데 진짜 말년이형은 내 주변에서 재수가 좋은 사람 넘버원인 게 형이 인터넷 방송 하자마자 대세가 됐다”라며 이말년의 남다른 촉에 감탄했다.

이어 “예전에 네이버웹툰 연재할 때도 내가 잘못하면 ‘너 잘라버린다’ 그러는데 똑같은 걸 이말년이 하면 된다고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웹툰 시절이 소환되며 두 사람은 커리어의 아버지라고 할 ‘준구형’과 함께 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네이버 웹툰 김준구 대표에 대해 이말년이 “준구형이 없었으면 김희민은 이 자리에 없었다”라고 하자 기안84는 100% 수긍했다. 그는 “내 삶의 가장 큰 은인, 인생의 물꼬를 터준 분이다. 말년이형이랑 둘이 살다가 형 장가가고 혼자 원주 가서 지냈는데, 오토바이 타고 바람 쐬고 다니다가 결국 마감을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때 김 대표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기안84는 “형이 ‘너 어디니? 딱 기다리고 있어라’ 하더니 강원도까지 차를 몰고 왔다. 내 삶의 은인인데 차마 볼 자신이 없어서 도망가려 했는데 어떻게 어떻게 잡혀서 연재를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연말 연예대상 수상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시청자들이 내가 땅바닥에서 라면 먹는 걸 좋아하는 걸 보면서 시대가 바뀌었구나 생각했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반응을 보면 참 특이한 시대를 살고있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인기리에 시즌3를 마친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의 다음 시즌에 대한 구상도 털어놨다. 기안84는 “황제펭귄이 보고 싶다. 근데 남극은 제작비가 1인당 2000만원 정도 든다더라. 8~10회 분량인데 내내 눈만 보이고 스토리가 안 나올 것 같아 걱정이다. 근데 황제펭귄 강강술래는 같이 해보고 싶다”라며 웃었다.

그러더니 “요즘 예능은 출연자들이 힘들어하는 걸 좋아하시더라. 이번엔 썩은 음식을 먹거나 돼지를 데려가면 어떨까 싶다. 내가 손으로 잡아야 귀한 걸 안다. 우리는 매일 고기를 먹지만 동물들한테 미안해하며 먹진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병적으로 음식 남기는 걸 싫어하는 기안84는 모든 남은 음식을 냉동실에 얼렸다가 라면에 함께 넣고 끓이는 괴식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아버지가 쌀농사를 지어서 어릴 때 밥 남기면 많이 혼났다. 그땐 싫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먹지도 않을 걸 시키고 남기면 화가 나더라. ‘맛만 보려고 시켰어’ 이러면 화가 난다. 그런다고 밥상을 뒤엎지는 않는데, 생각해보니 남긴 음식을 박테리아가 먹긴 하니까 이젠 좀 생각이 열렸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누리꾼들은 “자연경찰 김희민” “기버지 이제야 깨달아요” “발우공양 누구야 ㅋㅋ”라는 반응이었다. gag11@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