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용두사미’ 결말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산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연출진이 편집권을 둘러싼 갈등을 빚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2 ‘고려거란전쟁’ 최종회에는 대미를 장식한 귀주대첩 장면이 그려졌다. 고려군과 거란군의 전투가 한창 지속되던 중 갑자기 비가 내리고 하늘에 표창이 떠오르더니 다음 장면에서 전투가 끝나 있는 모습이 나왔다.

영문을 모르는 시청자들은 갑작스러운 전투 장면 생략에 물음표를 띄울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우천취소전쟁’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고려거란전쟁’의 메인연출자인 전우성PD와 외부 전쟁신을 연출한 김한솔PD사이에서 편집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는 설이 제기됐다. 양규의 죽음을 그린 흥화진 전투 등을실감나게 촬영했던 김한솔PD가 귀주대첩도 공들여 촬영했지만 메인 연출자인 전우성 PD가 이를 대거 편집했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내용이 언론보도로 이어지자 KBS는 11일 밤, 이례적으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전격 부인했다. KBS는 “언론보도는 사실과 무관하다. 총연출자인 전우성PD는 김한솔PD가 도맡은 흥화진 전투와 귀주대첩 장면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며 “귀주대첩 장면을 전PD가 편집을 진행, 기존 촬영분 대부분을 뺐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KBS는 “현종의 즉위식 장면에서 5,000만원을 넘게 쓰고도 정작 통편집하면서 1초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는 이 내용 역시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고려거란전쟁’은 방송 내내 잡음이 많았다. 양규(지승현 분)가 활약한 흥화진 전투 이후에는 왕궁을 중심으로 정치싸움이 주를 이뤘다. 또한 원정왕후(이시아 분)를 질투에 눈먼 인물로 묘사해 역사왜곡 논란이 일었다.

현종(김동준 분)은 강감찬(최수종 분)의 멱살을 잡거나 말을 타고 달리다 떨어지는 등 ‘금쪽이’로 묘사해 막장 전개라는 비판도 받았다. 원작자인 길승수 작가와 제작진은 마찰을 일으켰으며, 전개를 두고 시청자 청원까지 등장해 13일간 휴방하는 풍파까지 겪었다.

‘고려거란전쟁’ 최종회 시청률은 13.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로 지난 3일 방송분이 기록한 자체 최고치(12.9%)를 경신했다. 작품은 종영하는 순간까지 마찰이 일었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작품인 만큼 ‘고려거란전쟁’을 둘러싼 여러 잡음은 아쉬움을 남겼다.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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