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정다워 기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현대건설 베테랑 미들블로커 양효진은 통곡했다.
현대건설은 1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3-25 25-15 26-24 25-19) 승리했다.
승점 3을 얻은 현대건설은 80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79점)을 1점 차로 따돌리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지난 2010~2011시즌 이후 무려 13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직행에도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몇 년 사이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지난 2019~2020, 2021~2022시즌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시즌이 중단되면서 봄배구가 열리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챔피언결정전 직행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시즌 정규리그 1위 달성은 그래서 더 값지다. 경기 후 양효진은 동료들과 함께 진한 눈물을 흘렸다. 2007년 데뷔해 18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도 값진 승리 앞에서 무너졌다.
양효진은 “요즘 너무 힘들었다. 어릴 땐 눈물을 한 방울도 안 흘렸다. 나이를 먹으니 이제 감성적으로 변한 것 같다. 지난 흥국생명전 패배 후에도 울었다”라며 “끝까지 확정이 안 되면서 마지막까지 신경 써야 했다. 최근에 몸이 아파서 혹시라도 1위를 못 할까 봐걱정을 많이 했다”라며 눈물을 흘린 배경을 이야기했다.
불운을 극복하고 마침내 챔프전 직행에 성공한 양효진은 “나도 오늘 경기를 하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었다. 그냥 1위를 못하는 게 아니라 몇 번이나 고배를 마셔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라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 경기도 쉽지 않았다. 양효진은 “너무 어려웠다. 1세트에서 진 후 이제 양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3세트를 따야 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간절했다. 페퍼 선수들이 요새 너무 잘한다. 야스민도 잘하는 선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100%를 하려고 했다. 거의 결승 느낌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도 많은 경기를 해봤지만 오늘은 정말 위축되는 느낌을 받았다. 한 시즌이 너무 길었다. 이 경기 하나로 끝난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목 디스크 부상을 안고 있는 양효진은 “디스크가 조금 튀어나왔다고 하더라. 담이 온 줄 알았는데 오래 가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일상 생활할 때도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계속 누워 있고 마사지를 받았다. 흥국생명전에서는 고개도 못 들겠더라. 회복해야 한다. 일반 사람이면 주사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운동선수는 제약이 많다. 기도하고 있다”라고 부상 상황을 설명했다.
챔프전을 준비해야 하는 양효진은 “두 팀 모두 너무 잘한다. 자극될까 봐 어떤 팀을 만나고 싶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도발할 입장이 아니다. 내실을 다지는 게 목표다. 최근에 아픈 선수도 있고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다. 우리 장점은 팀 워크다. 그걸 되찾아야 한다. 이제 해봐야 한다. 정신력 싸움이다. 끝까지 집중하는 팀이 이긴다. 컨디션도 최상으로 올리겠다”라고 강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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