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국민 아버지’ 배우 최불암이 14년간 진행 중인 KBS1 ‘한국인의 밥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18일 유튜브채널 ‘피디씨 by PDC’에서 ‘[한국인의 밥상]따라 봄나들이 동행┃[#퇴근길byPDC]’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웹예능에 처음 출연하는 최불암은 “유튜브는 새로 만나는데 내가 새 양복을 입고 나왔다. 아내(배우 김민자)가 ‘서늘하지 않겠어?’ 하던데 ‘꽃피는데 뭐가 서늘해’ 하고 입었다. 이거 우리 와이프가 사준 거거든”이라며 54년차 사랑꾼답게 미소 지었다. 아내가 골라준 의상은 연회색 양복에 연노랑 셔츠였다.
전국 팔도의 한식을 찾아다니는 ‘한국인의 밥상’은 이른 새벽 촬영을 위해 이동한다. 최불암은 “6시 반이면 이른 시간 같지만, 도로는 이미 러시아워다. 나와보면 그 감동이 대단하다. 우리 국민이 벌써 깨서 6시에 길을 막았구나. 전부 일하러 가는 거지. 난 매일 새벽 6시에 이 도로에 있었으면 좋겠다. 나와서 어디 갈 데가 있고, 눈을 밝히고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 기가 막힌다”라고 말했다.
이날 촬영지는 강릉이었다. 최불암은 “원래 음식에 관한 관심은 별로 없었다. 드라마 ‘식객’(2008)에서 대령숙수 역할을 맡은 인연으로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하게 됐다. 그런데 이걸 진행하면서 점점 관심이 생겼다.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의 밥상, 그것을 조화롭게 신구의 조화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최불암은 어머니가 일산에서 식당을 하셨다며 어머니의 손맛이 가득했던 김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인천 분이라 김치가 특별했다. 조기가 많이 나면 조기김치, 오징어가 많이 잡히면 오징어김치를 담으셨다. 내가 조기김치를 좋아해서 그 힘으로 건강하게 사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최불암은 ‘한국인의 밥상’ 14년을 돌아보며 “내가 자랑스러운 거는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는 것. 시간도 한 번도 늦거나 빨리 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개인)여행도 못 가셨겠다”라고 하자 그는 “여행은 촬영 자체가 여행인데 뭐. 배 타고 이러는 거 보면 우리 제작진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해”라고 공을 돌렸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느끼는 격세지감에 대해 “예전에는 출연하는 분들이 촬영을 의식해서 말을 잘 못했는데, 이제는 마이크만 갖다 대면 다들 말씀을 잘하신다”라고 말했다. 최불암을 유난히 반가워하는 전국 시청자들에 대해 그는 “난 안방손님이라고 한다. 내 식구지. 희로애락을 함께 나눈 것 같은, 낯설지 않으신 거지”라고 말했다.
MBC ‘수사반장’(1971~1989) ‘전원일기’(1980~2002) ‘좋은 나라 운동본부’(1999~2008) ‘한국인의 밥상’(2011~) 등 맡은 프로그램마다 장수한 비결에 대해 그는 “아마도 팀워크일 거다. 열심히 하는 의미를 시청자도 스태프도 잘 아니까. 나 혼자 힘으로만 되는 건 없다”라고 말했다.
원래 연출 쪽을 꿈꿨던 최불암은 우연히 노역을 맡게 되면서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최불암은 “난 노역 전문 배우야. KBS에서도 MBC에서도. 1969년 MBC 개국 드라마 ‘역풍’에서도 노역을 맡았다. 그때가 서른 살 쯤이었는데 80대 할아버지 역도 했다. 120세 먹은 한국인 역할도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노역도 내가 했다”라고 말했다.
국민 드라마였던 ‘수사반장’과 ‘전원일기’는 그의 인생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두 작품을 촬영했던 1971년부터 2002년까지 그의 배우 인생에서 장장 31년이 지나갔다. 최불암은 “인생이 거기에서 다 소진됐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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