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황선홍호가 과감한 로테이션을 통해 일본을 잡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2일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1-0 승리했다.

한국은 3연승으로 승점 9를 확보,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이 경기 전까지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2승으로 승점 6 동률을 이뤘다. 득실차, 다득점도 같이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최종 순위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90분 안에 승부를 내지 못하면 승부차기를 통해 승자를 확정해야 했다.

황 감독은 폭넓은 로테이션을 선택했다.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한 만큼 당장의 일본전 승리보다 토너먼트 전체를 본 결정이었다 . 2연승의 주역 이영준, 강상윤, 엄지성 등이 벤치에 앉는 대신 1~2차전에 많은 시간을 뛰지 않은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다.

포메이션 변화도 있었다. 정상빈, 홍시후, 홍윤상이 스리톱을 이루고 허리는 최강민, 김동진이 지켰다. 좌우 사이드백으로 이태석, 장시영이 섰고, 중앙 수비는 조현택, 이강희, 이재원이 수축했다. 주전 골키퍼로는 백종범이 출전했다. 포백을 버리고 3-4-3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두 팀은 치열하게 허리 싸움을 펼쳤다. 한국은 전반전 볼 점유율에서 46대54로 근소하게 밀렸다. 그래도 공을 소유하면 빠른 템포로 상대 수비 지역까지 접근해 공격을 구사했다. 세밀한 플레이가 부족해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지난 2차전 중국전과 비교하면 공수에 걸쳐 안정감이 느껴지는 경기였다.

한국이 공수 간격을 좁힌 채로 잘 버티면서 일본도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의 위협적인 슛은 나오지 않았다. 일본의 전반전 슛 횟수도 3회에 불과했다. 유효슛은 없었다. 두 팀 모두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한 전반전이었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모두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중원에서 접전을 벌였다.

좀처럼 깨지지 않던 균형은 후반 30분 달라졌다. 세트피스 한 방이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태석이 올린 코너킥을 교체로 들어간 김민우가 정확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일본 수비수의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치열한 접전 속 균형을 깬 한국은 수세에 몰렸다. 일본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쳤다. 추가시간이 9분이나 주어졌지만 한국은 백종범의 선방과 상대의 결정적 슛이 골대를 때리는 등 운까지 따랐다. 결국 실점하지 않으며 1-0 리드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황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고 한국은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는 동시에 주전 선수들의 체력까지 안배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한국은 26일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인도네시아와 8강전을 치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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