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박준범 기자] 국가대표를 은퇴한 언니들이 애정어린 조언을 건넸다.

김연경을 비롯해 김수지, 양효진, 배유나(한국도로공사), 황연주(현대건설), 한송이 등 6명은 7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KYK 인비테이셔널 2024’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그간의 대표팀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금 대표팀을 향한 평가와 조언도 남겼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김연경,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이 은퇴한 뒤 이른바 과도기를 겪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돼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대표팀은 국제배구연맹(FIVB)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30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이번 VNL 1주 차에서 태국을 꺾으며 연패에서 벗어났지만 다시 4연패에 빠졌다. V리그 인기에 비해 국제 대회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다.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도 실패했다.

먼저 김연경은 “성적이 좋지 않아서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많은 분이 조금 더 여자 배구를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배들이) 포기하지 않고 힘내면 좋겠다”라며 “국가대표에 초점을 맞추지는 못하고 있다. V리그도 국가대표에 초점을 맞추면 선수들이 몸 관리하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짧은 시간 안에 뭔가를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조금 더 길게 봐야 할 것 같다. 여자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지난해부터 대회에 나가면서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갑자기 닥친 일일 수 있다. 국제 무대를 접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 누구를 탓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수지 역시 “앞으로의 숙제다. 여자배구가 관심은 많이 받지만 관심만큼의 효율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하고 선수들의 참여율이 높아야 한다. 올림픽에 진출하면서 국가대표에 대한 자부심으로 남게 됐다. 자부심을 얻기 위한 참여율이 높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베테랑인 황연주와 지난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한 한송이는 더욱 구체적인 방향을 이야기했다. 황연주는 “지금의 국가대표보다 유소년 육성부터 잘해야 한다고 생각. 배구는 섬세하고 터치가 많아야 한다. 시간이 오래돼야 조금 더 잘할 수 있다. 밑에서부터 차근차근히 해야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송이는 “(주축 선수들이) 은퇴한 뒤 어린 선수들로 세대교체 하면서 겪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부족하다고, 누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국가대표 경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라며 “선수들뿐 아니라 대한배구협회, 배구연맹뿐 아니라 배구 관계자들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서 방향성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요하다. 지금 이 상태로는 내년, 그다음에도 달라질 게 없다고 본다.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쳐 배구인들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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