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톱스타들의 예상치 못한 ‘특별 출연’이 늘고 있다.
송승헌 주연 tvN ‘플레이어2’는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특별출연 라인업을 구축했다. 시즌1 출연자인 정수정을 비롯해 전현무, 허성태, 나나, 류화영, 이수혁 등 특급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들어 영화나 드라마에서 톱스타들의 특별출연을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배우 김태희는 JTBC ‘웰컴투 삼달리’에 등장했고, tvN ‘선재 업고 튀어’에서는 권유리와 박태환, 한승연이 특별출연으로 참여했다. 송중기는 tvN ‘눈물의 여왕’에서 빈센조 변호사 역으로 깜짝 출연했다.
김태희는 ‘웰컴투 삼달리’의 권혜주 작가와 tvN ‘하이바이, 마마’(2020)에서, 송중기는 ‘눈물의 여왕’ 김희원 PD와 ‘빈센조’(2021)에서 손발을 맞춘 바 있다. 과거 호흡을 맞춘 제작진의 러브콜에 흔쾌히 특별출연을 결정한 경우다. 송중기의 경우 ‘눈물의 여왕’ 주연배우 김지원과 같은 소속사라는 점도 작용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 ‘길복순’에서 변성현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전도연은 변 감독의 신작 ‘굿-뉴스’에 특별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공유와 이종석은 영화 ‘원더랜드’와 ‘설계자’에 출연했다. 공유는 극중 바이리(탕웨이 분)를 AI 세계로 자연스럽게 이끄는 AI 성준 역을 연기했다. AI가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지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이 영화는 공유 소속사 매니지먼트 숲 소속 수지,최우식, 정유미 등이 대거 출연하면서 자연스럽게 공유 출연으로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이종석은 ‘설계자’에서 주인공 영일(강동원 분)과 힘을 합쳐 청부살인을 처리하는 짝눈을 맡았다. 영일이 동료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할 뿐 아니라, 다른 동료들 사이에서도 든든한 조력자가 돼 죽어서도 깊은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이다.
영화 ‘탈주’에서는 서현우, 이성욱, 이솜, 신현지 등 다양한 배우들이 중요한 순간에 등장해 극의 몰입을 높였고, 김동욱은 ‘하이재킹’에서 처음과 끝을 닫는 중요한 인물이 극의 서스펜스를 이끌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최근 작품 수가 줄어들어 자신을 드러낼 플랫폼이 협소해진 배우들이 의리와 실리를 고루 챙기기 위해 특별출연 형태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연으로 극을 이끌지 않더라도, 화제작에 짧은 시간 등장하는 것만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기 때문에 배우 입장에서도 의미 있는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난해부터 제작되는 작품 수가 줄어들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긴 배우들의 출연이 용이해진 면이 있다. 그러면서 작가, 연출자, 제작사 등 다양한 네트워크로 구축된 사단과 의리를 지키는 풍토가 생겨났다”며 “좋은 제작진이 만든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톱배우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적다.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극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갑작스럽게 등장하거나, 특별출연에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하면서 몰입도를 해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에 작품의 설계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종종 발생한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아무리 짧게 등장하는 특별출연이더라도, 정확한 기준과 의미가 있어야 한다. 때로 배우의 이름값에 의존해 너무 많은 분량을 내보내는 경우도 있고,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로 등장시킬 때도 있다”며 “특별출연이더라도 작가와 연출가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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