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미국 출장길 오른 최태원 회장
■최태원 “글로벌 기업과 협업 모색할 것”
■최태원·노소영 세 자녀 “아버지는 끝까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앞으로 이런 판결과 관계없이 제 맡은 바 소명인 경영 활동을 좀 더 충실히 잘해서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최태원 SK 회장이 노소영 나비아트 센터 관장과의 장기전으로 치닫는 이혼 소송에도 불구, 흔들림 없이 경영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SK그룹은 위기에 직면한 상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출범 이후 3년간 20조원가량의 투자에도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SK스퀘어 또한 지난해 영업손실이 2조3397억원(연결 기준)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그룹 총수의 이혼 여론전에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운 모습이다. 이혼 항소심 판결 이후 각종 루머와 대중들의 거센 비난을 피하지 못하면서 그룹 이미지 추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SK서린빌딩에서 열린 항소심 관련 기자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저뿐만 아니라 SK그룹 구성원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됐고 훼손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룹 위기를 깊게 인지하고 있다는 것.
이번 미국 출장을 서두르는 것도 경영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대외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읽힌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의 이번 미국 출장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최근 이혼 항소심 판결 이후 각종 비난 여론과 루머가 쏟아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는 오는 28∼29일 열리는 경영전략회의를 마치고 출장을 떠나려고 했으나 중간에 허비되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22일 출국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 서둘러 미국 출장길 오른 최태원 회장, 왜?
최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SK그룹의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하게 된다. 방문하는 지역 또한 빅 테크들이 모여 있는 새너제이 실리콘밸리에 국한하지 않고, 현지 파트너사들이 있는 미국 여러 곳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장에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 등 그룹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 주요 경영진이 동행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SK텔레콤의 생성형 AI 서비스 ‘에이닷’ 등 SK그룹이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AI에 필요한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도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적극적으로 최 회장의 행보를 알리는 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올해 4월 미국, 6월 대만에 이어 다시 미국을 방문해 AI 및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AI 및 반도체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시간과 자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엄마 편든 세 자녀…비난 여론 잠재울 수 있을까
“‘아버지는 끝까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합리화하는 위선적인 모습’, ‘진실하지 않은 언행과 자식의 신뢰를 이용하는 모습.’”
두 사람의 자녀들(장남 최인근씨, 장녀 최윤정씨, 차녀 최민정씨)이 지난해 5월 재판부에 최 회장을 비판하는 탄원서 내용 중 일부다.
재판부는 당시 위의 탄원서를 직접 인용하며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는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며 최 회장을 질타했다.
결국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재산분할 비율을 65(최태원 회장)대 35(노소영 관장)로 정했다.
이에 최 회장은 항소심 판결에 반박해 상고를 결심하고 재판부와 연일 공방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는 SK 주식 가치 증대와 관련한 최 회장 부자의 기여 정도를 판단한 항소심 재판부의 계산에 치명적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항소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항소심 판결을 거스르는 입장을 강하게 표명하면서도 그룹 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판결 여파로 노 관장에게 쏠려있는 여론 탓에 상고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이혼 소송이 장기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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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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