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 현안질의에 출석하지 않은 박민 KBS 사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KBS는 입장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KBS는 26일 “KBS가 사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과방위원장실과 간사실에 전달했음에도 야당 단독으로 고발 의결을 강행한 데 대해 KBS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영방송 KBS 사장은 그동안 국정감사와 결산, 사장 인사청문회를 제외한 국회 상임위의 현안 질의에 출석한 전례가 없다”며 “정치권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안을 놓고 공영방송 사장이 수시로 국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해 의무적으로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언론 자유가 중대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양승동 전 KBS 사장과 김의철 전 사장의 사례를 들며 과거 국회 과방위 불출석에 대해 정치권의 추가 조치는 없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KBS는 “이전처럼 국회 국정감사와 결산에는 당연히 사장이 출석해 성실히 답변할 것”이라며 “국회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해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대해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조성은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박민 KBS 사장 등 12명의 증인과 5명의 참고인에게 출석을 요구했는데 증인으로 채택된 12명 중 유일하게 박민 KBS 사장만 출석하지 않았다. 박 사장은 “공영방송 사장이 출석할 경우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언론자유가 중대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국회 현안질의에 출석하지 않은 박민 KBS 사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이하 KBS 입장문 전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어제(25일) 야당 단독으로 KBS 박민 사장에 대한 증인 불출석 고발을 의결했습니다.

KBS가 사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과방위원장실과 간사실에 전달했음에도 야당 단독으로 고발 의결을 강행한 데 대해 KBS는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박민 사장이 과방위 전체회의의 증인으로 채택된 사유는 현안 질의였습니다.

공영방송 KBS 사장은 그동안 국정감사와 결산, 사장 인사청문회를 제외한 국회 상임위의 현안 질의에 출석한 전례가 없습니다.

정치권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안을 놓고 공영방송 사장이 수시로 국회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에 출석해 의무적으로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언론 자유가 중대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특히 방송 3법 개정안 등 첨예한 현안 질의 과정에서 뉴스 및 시사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가 제기될 수 있고, 이 경우 방송의 편성과 제작 자율성에 대한 개입이나 압력으로 적용될 소지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공영방송 사장이 수시로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 현안 질의에 답변해야 한다면 방송법이 명시하고 있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 보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우려도 있습니다.

이런 사유로 양승동 전 KBS 사장은 2019년 7월과 2020년 8월 2차례에 걸쳐 현안 질의를 위한 국회 과방위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불출석했습니다. 여야 합의로 출석요구가 있었지만 불출석에 대한 추가 조치는 없었습니다.

김의철 전 사장의 국회 불출석 사례는 당시 현안 질의를 위한 과방위 전체회의가 추진됐고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KBS 사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과방위 차원의 공식 출석 요구는 무산됐습니다.

KBS는 이전처럼 국회 국정감사와 결산에는 당연히 사장이 출석해 성실히 답변할 것입니다.

국회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해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KBS는 이번 국회 과방위의 고발 의결에 다시 한번 유감을 표명하며 공영방송의 독립성이 저해되는 행위가 재발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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