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선=장강훈 기자] “멘탈이 흔들리면요? 더 과감하게 공략해야죠!”
‘루키’ 다운 패기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하고 있어서 우승 욕심보다는 하반기에도 흐름을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할 것”이라고 밝힌 이동은(20·SBI저축은행)이 생애 첫 우승을 정조준한다.
이동은은 12일 강원도 정선에 있는 하이원컨트리클럽(파72·656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낚았다. 첫날 9언더파 맹타로 단독 선두에 오른 그는 중간합계 12언더파 132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켜냈다.
공동 2위인 전예성이 11번홀까지 3타를 줄여 1타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오후 3시36분 갑작스러운 낙뢰주의보로 경기가 중단돼 오후 4시 현재 단독 선두를 유지 중이다. 경기 흐름이 한 번 끊기면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이 더러 있어, 오전조로 출발해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이동은으로서는 행운이 따른 셈이다.
이동은은 “어제만큼 퍼트가 따라주지 않하 흐름일 끊길 뻔했지만, 위험한 홀을 파로 잘 막아서 노보기로 마쳐 다행”이라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내 플레이를 다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경기했다. 욕심을 버린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정규투어 데뷔시즌을 치르는 중인 이동은은 시즌 15개 대회에 출전해 10차례 컷통과했고,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하는 등 꾸준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아버지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프로, 어머니는 KLPGA 준회원인 ‘골프인 2세’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한 덕에 완급조절에 능한 선수로 알려졌다.
그는 “부담이 되거나 긴장할 때 오히려 과감하게 공략하자고 생각하는 게 나름의 멘탈관리법”이라며 “부담감 탓에 어정쩡한 샷으로 실수하면 후회가 더 크게 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왕 실수할거면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해보자”고 마음먹는 건 그만큼 강단이 있다는 뜻. 이틀째 리더보드 최상단에 있는데도 “쫄지말자는 생각을 계속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스코어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루키’ 다운 모습인데, 때문에 “멘탈이 흔들릴 땐 더 과감하게 치겠다”고 말한 대목은 대회를 치르면서 성장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매주 사나흘 이상 걸어서 플레이하다보니 왼쪽 무릎에 통증이 찾아온 그는 테이핑을 하고 상반기 마지막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무릎 통증이) 악화하면 안되므로 테이핑을 했다. 보강운동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력이 바닥날 시점인데 “70%가량 남았다. 이번대회를 앞두고 푹 쉬어서 체력 부담은 없다. 스코어가 좋아서 더 힘이 난다”며 웃는 여유도 보였다. 앞서가는 것보다 뒤에서 따라가다 뒤집기 한 판을 즐긴다는 이동은은 “버디가 안나온다고 욕심내면 실수를 한다. 보기는 하지말자는 생각으로 집중하다보니 어려운 홀을 넘겼다. 남은 이틀도 최대한 버디찬스를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지만, 우승 욕심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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