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벌써 8경기가 지났다.

황선홍 감독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복귀한 후 K리그1 8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승3무4패. 최근 6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수확한 승점은 6점에 불과하다. 경기당 0.75점. 순위는 다이렉트 강등에 해당하는 최하위다. 대전은 현재까지 승점 20으로 10위 전북 현대, 11위 대구FC(이상 23점)에 3점 뒤진다.

황 감독 부임 전 대전은 16경기에서 12점을 얻었다. 마찬가지로 경기당 확보한 승점은 0.75점이다. 황 감독 선임 전후로 성적이 전혀 다르지 않다.

대전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마사, 천성훈, 김현욱, 최건주, 박정인, 이상민 등을 영입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여기에 요시다 다츠마 코치, 박근영 피지컬 코치까지 선임, 황 감독을 보좌할 조력자까지 들였다.

8경기가 지났는데도 대전의 분위기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흔한 ‘허니문 효과’도 없다. 이민성 전 감독보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황 감독 체제의 효과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오히려 새로 합류한 선수가 너무 많아 기존 구성원과 융화를 걱정해야 하는 형국이다.

황 감독 선임 당시 나온 우려가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황 감독은 불과 지난 4월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에 져 8강에서 탈락했다. ‘참사’의 장본인이다. 황 감독의 미흡했던 지도력은 한국의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무산이라는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대전은 그런 황 감독을 최대 위기 상황에서 소방수로 호출했다. 구단 안팎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었다.

구단, 정확히 모기업인 하나금융그룹은 안일했다.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어려운 생존 경쟁이 이어지는 올 시즌 K리그1 하위권 분위기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다. 반대하는 내부 목소리에도 황 감독을 데려왔다. 무리수라는 의견은 무시당했다. 결국 황 감독이 복귀했다. 반전 가능성이나 능력보다 이름값과 인연에 얽매인 아마추어 인사였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 이를 만회하려는 듯 ‘폭풍 영입’을 감행했으나 효과는 저조하다.

1부 리그 잔류가 급한 대전으로서는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 만약 황 감독 체제에서 대전이 반등에 성공했다면 반대한 목소리가 사라지거나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대전은 강등 걱정을 전보다 더 크게 하는 신세다.

심지어 대전은 올여름 가장 많은 돈을 쓴 팀이다. 황 감독은 성적에 더 큰 책임감과 부담을 느껴야 한다. 오죽하면 “대전은 이민성 감독에게 미안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 관계자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K리그1 정규 라운드는 9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현재 흐름이면 대전이 강등권에서 탈출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막판 대역전의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하위권에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나 대구, 전북 등이 대전보다 경기력, 결과 모두 낫다. 황 감독이 극적으로 ‘매직’을 일으켜야만 대전이 강등 열차에서 하차할 것으로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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