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저녁 시간이 하루를 여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김창완)

4개월 만에 저녁 시간대 SBS 라디오로 돌아온 김창완이 복귀 소감을 밝혔다.

김창완은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아침이 하루의 시작이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오히려 아침은 지난 간 밤에 대한 마무리고, 저녁 시간이 새로운 하루를 여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스라엘 풍습으로만 생각했는데 내 고정관념이었다. 온종일이 시작이다. 이게 요즘 가진 시간관”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10월 2일부터 약 23년 4개월간 SBS 파워FM(107.7㎒)에서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진행해 온 김창완은 지난 3월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으나, SBS 러브FM으로 자리를 옮기고 시간대도 바꿔 진행하게 됐다.

김창완은 라디오를 떠난 시간이 고통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다시 복귀하기 전까지는 상당히 불안했다. 하루 이틀 지나면서 분리불안 증세처럼 쉽사리 치유되지 않았다”라며 “바쁜 와중에도 더 생각이 났다. 이제 저녁 시간에 1주일 방송을 해보니 조금 정신이 들어오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창완은 1978년 동양FM ‘7시의 데이트’ DJ를 맡은 시간대로 다시 돌아온 것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처음 라디오를 시작할 때 저녁 7시에 했다. DJ 데뷔하는 그 시절이 다시 생각났다”며 “엊그제 저녁 어스름해질 때 서소문에 있었는데 저녁 무렵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내가 저녁 시간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마지막 방송에서 운 것에 대한 뒷이야기도 밝혔다. 김창완은 “그건 악마의 편집이다. 방송 끝날 때까지 안 울려고 했다”라며 “그다음에 방송 끝나고 엎드려서 운 건데 사람들이 안타까우니까 들여다본 거 같다. 이렇게 다시 돌아오니까 다 용서가 된다”라고 웃어 보였다.

지난 1주일간 청취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프로그램을 맡은 정한성 PD는 “첫날 문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게스트도 1주일 동안 없었고, 청취자 사연을 읽어주고 노래 들러주는 것밖에 없었다”라며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호응해 주고 신청곡을 많이 보내주는 걸 보고 ‘김창완 쇼’라는 느낌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라디오가 주목받는 시대는 아니다. 그렇기에 라디오가 청취자 옆에서 흘러가는 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창완은 “산골에 들어가거나 하면 사시사철 흐르는 물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물을 떠먹다가 저 물 잠가야 하는 거 아니야 생각한 적 있다. 그렇게 사는 게 강퍅한 것”이라며 “매체를 대하는 것도 사 먹는 물처럼 늘 비용을 지급하고 해야 하는데, 라디오라면 그냥 누가 와서 떠먹어도 되고 사시사철 어디서든 흐르는 약수 같은 것이 되면 되지 않나. 세상에 늘 흐르는 물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SBS러브FM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는 매일 오후 6시 5분에 방송된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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