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속 한번 안 썩인 장한 딸이죠.”

아버지는 경황이 없어 했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축하 전화 때문이다.

29일 스포츠서울과 전화가 겨우 닿은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금메달리스트 반효진(16)의 아버지 반주호 씨는 “머리가 띵하다. 그저 너무 좋다”는 말을 연신 했다.

딸이 이날 금메달을 땄다. 반효진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이라 의미를 더했다.

반주호 씨는 “너무나 예쁜 딸이다. 자라면서 속 한번을 안 썩였다”고 했다. 딸의 금메달 소식에 전화가 불이 났다. 1시간 넘게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 정신이 없다 했다.

어머니의 전화기도 불이 났다. 본지가 10차례 넘게 인터뷰를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반효진의 어머니 이정선 씨와는 끝내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3년 전 사격에 입문해 일궈낸 기적이다. 반주호 씨는 “그저 너무 기쁘다”고 했다. 반효진 역시 감격의 순간에 가족을 떠올렸다. 금메달을 딴 직후 반효진은 취재진에 “눈물부터 나더라. 가족들이 정말 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줄곧 선두를 달리다가 동점을 허용하고 슛오프까지 갔다. 반효진은 마지막 순간 슛오프에서 10.4점을 쏴 10.3점의 황위팅(2위)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효진은 사격 종목에서 20년 만에 고등학생 선수로 올림픽 무대에 올랐다. 역대 6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고등학생 선수이며, 역대 최연소 사격 종목 올림픽 출전 선수다.

한국 사격 올림픽 신기록 3명에도 당당히 포함됐다. 반효진에 앞서 1988년 안병균이 남자 공기소총 본선 올림픽 신기록. 2016년 진종오가 남자 50m 권총 결선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가족들도 반효진이 새 역사를 세우는 순간, 대구 집과 밖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며 금메달 순간을 함께 했다. 가족과 함께 딴 금메달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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