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2024 파리올림픽 단식 금메달로 그랜드슬램을 목전에 둔 ‘셔틀콕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이 폭탄 발언을 했다.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세계랭킹 9위)에 2-0(21-13 21-16)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후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안세영은 “매 순간이 두려웠고 걱정이었다. 숨을 못 쉬고 힘든 순간을 참다 보니 이렇게 환호할 수 있는 순간이 왔다.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이 순간을 위해 참았던 것 같다”라는 소감을 말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당한 무릎 부상으로 인해 고생했다. 슬럼프도 있었다. 하지만 통증에 적응하겠다는 방침으로 올림픽을 준비해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

안세영은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오진을 받았던 후부터 참고 경기를 했다. 올림픽에 나올 수 없던 부상이었다. 참고 했다.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도와줘 여기까지 왔다. 대표팀이 안일하게 생각했다. 많이 실망했다. 잊을 수가 없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안세영은 부상 초기에 짧은 기간 내로 회복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가 연말에 심각한 부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표팀 은퇴를 의미하는 것인가?”라는 취재진을 질문에 안세영은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이 실망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설명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다만 안세영은 “배드민턴 발전과 개인의 기록을 위해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앞으로 최고, 최대 이런 기록을 많이 써 내려가는 게 목표”라면서 선수로서 완전히 은퇴하지는 않는 듯한 뉘앙스로 말했다.

이어 그는 “올림픽은 이변이 많은 대회다. 변수까지 생각하고 준비했다. 쉬지 않고 경기에 임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나의 방법이 틀릴 수도 있었지만 그걸 증명했다. 대표팀에 못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에 못 나가는 것은 야박한 것 같다. 협회는 모든 걸 다 막는 것 같다. 배드민턴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하나밖에 안 나오는 것도 돌아봐야 할 것 같다”라며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직격탄을 날렸다.

안세영은 만 22세의 어린 나이에 그랜드슬램에 근접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1년 사이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며 셔틀콕 여왕의 자리를 공고하게 지켰다. 동시에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에 열한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 방수현 이후 무려 28년 만의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여러모로 의미가 큰 금메달이다.

안세영은 올림픽 무대를 정복한 후 폭탄 발언을 남겼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안세영의 발언에 대표팀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