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슬기로운 군생활의 치명적 오점!”

한국을 대표하는 월드스타 방탄소년단 슈가 (31·본명 민윤기)의 만취 운전 후폭풍이 거세다.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사태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대기업인 소속사 하이브의 입장문조차 사건을 축소하려는 듯한 단어를 선택해 대중의 질타를 받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 중인 슈가는 지난 7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전날 밤 만취 상태에서 전동스쿠터를 타고 귀가하다 넘어졌는데 일대를 순찰하던 경찰이 그를 발견한 것이다.

쓰러진 슈가에게 술 냄새를 맡은 경찰이 음주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0.08% 이상) 수준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슈가는 범칙금 및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소속사와 슈가는 “여러분께 실망스러운 일로 찾아뵙게 돼 매우 무겁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재빨리 사과했다. 하지만 경찰이 슈가가 운전했던 장치가 ‘전동 스쿠터’라고 밝힌 것과 달리, 소속사와 슈가가 ‘전동 킥보드를 이용했다’고 밝히면서 사건을 축소하려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설상가상 전날 방송 뉴스를 통해 공개된 CCTV영상에서 슈가가 탔던 기기의 정체가 드러났다. 외관상 킥보드와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안장이 추가된 모델이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와 전동 스쿠터 모두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해 음주 상태로 운전하면 형사 처벌을 받는다.

다만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는 음주운전 적발 시 벌칙 조항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전동스쿠터는 범칙금과 별도로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번 일을 두고 팬덤 아미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외국 팬들을 중심으로는 ‘실수할 수 있다’며 슈가를 위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또 다른 팬들은 ‘소속사가 거짓해명한 것이 아니냐’, ‘기다리는 아미를 실망시켰다’ 등 질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성난 대중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병무청에 ‘경고처분(5일 연장복무)’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병무청은 “사회복무 요원은 근무시간 중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만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 관련, 슈가에 대해서 별다른 처분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슈가의 음주운전 사건은 우수한 군생활로 본보기가 됐던 방탄소년단의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그간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특급전사를 따 조기 진급하거나 신병교육 수료식에서 최우수 표창을 받는 등 모범적인 군생활로 군 안팎에서 좋은 본보기가 돼 왔다.

외신도 슈가 사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슈가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스쿠터를 타고 귀가하다가 운전면허가 취소됐고 벌금형을 받았다”고 상세히 전했다. BBC는 슈가가 어깨부상으로 대체 복무중인 상황과 더불어 “어떠한 징계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과문을 소개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연예계 음주운전으로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에서 소위 ‘월드클래스 스타’의 안일한 태도로 실망감이 커진 듯 보인다”며 “워낙 우수한 군복무를 해왔던 방탄소년단이기에 타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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