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체력이 유지되니 끝까지 힘들지 않더라.”

‘지천명(知天命)’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탱크’ 최경주(54·SK텔레콤)의 저력은 여전하다. 꾸준한 자기 관리로 20·30대 못지 않은 체력을 자랑한다. 강인한 정신과 체력을 앞세워 지난 5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최고령(만 54세) 우승 신기록을 작성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프로골프(PGA) 시니어투어 메이저대회 더 시니어오픈을 제패하며 한국 골프 역사를 다시 썼다.

‘제2의 전성기’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꾸준한 자기 관리로 체력 만큼은 젊은 선수들에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넘어선다. 이 같은 ‘강철 체력’의 비결은 무엇일까. 최경주는 “술과 탄산 음료를 끊고 꾸준한 운동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최경주는 13일 오후 국내 취재진과 화상인터뷰를 통해 더 시니어오픈 우승 이후 못다한 얘기와 근황을 전했다. 현재 그는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대회 개최를 위해 미국 시애틀에 머물고 있다. 14일부터 AJGA 시리즈인 최경주재단 주니어 챔피언십 시애틀 대회와 21일부터 SK텔레콤과 함께 뉴저지 주니어 대회를 개최한다.

환한 미소로 화상인터뷰에 나선 최경주는 “AJGA 대회는 미국 주니어 톱랭커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한국 골프 꿈나무들의 출전을 돕고 미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제공한다”며 “또 대학 코치들이 대회 현장에 와서 실력을 확인하고 스카우트를 하기도 한다. 주니어 골퍼에겐 기회이자 꿈의 무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SK텔레콤 지원으로 꿈나무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 성장해가고 있다. 좋은 결과도 나오고 있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대회 더 시니어오픈을 제패했다. 2024 파리 올림픽 기간과 겹치면서 뒤늦은 감은 있지만 우승 소감과 체력 유지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음 목표는 미국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메이저대회 US 시니어오픈 우승을 정조준한다.

최경주는 “목표는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디 오픈을 우승하고 나서 빠르게 내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했다. 차분히 재정립해 가는 중”이라며 “이번 우승을 통해 자신감도 생겼다. 다음 목표는 전통 메이저대회 US 시니어오픈에서 우승하고 싶다.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한 우승 비결에 대해 “꾸준한 자기 관리 그리고 아내가 심어준 믿음 덕분”이라고 했다. 2018년 갑상샘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최경주는 이후 술과 탄산 음료까지 끊으며 건강 관리에 신경썼다. ‘할 수 있다’는 아내의 응원과 믿음, 식습관 변화 그리고 신앙의 힘으로 다시 한 번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그는 “올해 4월부터 매일 아침 꼭 3가지 운동을 한다. 팔굽혀 펴기 25개, 악력기를 사용한 손 근력 운동 20개, 다리를 구부렸다 펴는 스쾃 120개씩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체력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 대회에 나가 5~6일 동안 카트를 타지 않아도 힘들지 않다. 생활 습관, 먹는 습관, 꾸준한 운동이 기반이 되니 체력을 끝까지 지탱할 수 있었다. 더 시니어오픈에서도 경기 마지막까지 피곤하지 않았다”고 강철 체력 비결을 밝혔다.

골프 동반자로서, 아들 강준 군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강준 군은 현재 미국 골프 명문인 듀크대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최경주의 가장 큰 바람은 강준 군과 함께 PGA 투어 무대를 누비는 것이다.

최경주는 “사실 투어 생활을 25년 동안 하다 보니 아이들 곁에 없었던 경우가 더 많았다. 아이들은 100퍼센트 아내의 열정과 교육으로 잘 성장했다”며 “나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길을 스스로 닦아갈 때 옆에서 격려해주는 게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찾고 알아서 한다. 항상 미안하고 잘 성장해줘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강준이가 PGA투어에 올라올 수 있도록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은 당연하고 아이언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버디 기회를 만드는 아이언 샷 메이킹을 조금 더 세분화하면 충분히 PGA 투어도 가능하다고 얘기해줬다”며 “프로 수준은 아니지만 아들이 한 단계 한 단계 가는 모습이 기특하다. ‘너는 잘 치는 선수다, 화내지 말고 기다려라, 인내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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