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친한 오빠·동생 사이다.”

프로야구와 골프에서 소문난 ‘장타자’ 강백호(25·KT),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남다른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힘든 시간을 겪으며 서로를 응원하면서 의지하는 ‘찐남매’ 사이가 됐다.

실제로 강백호는 지난달 프로야구 올스타 휴식기 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 오픈’에서 윤이나를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강백호와 윤이나의 ‘열애설’도 나왔다.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연인 사이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열애설’에 대해 윤이나 소속사 관계자는 “열애 아니다. 친한 오빠, 동생 사이”라며 “저도 두 사람이 사귀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이 아니다. 가끔 연락하고 응원도 오는 것 같은데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KT 관계자는 “선수 개인 사생활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강백호와 윤이나가) 친한 사이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통점은 있다. 두 사람 모두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기량을 회복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윤이나는 2022년 한국여자오픈 경기 도중 오구 플레이를 해 3년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가 올해 초 징계를 감면받아 4월부터 투어로 복귀했다. 2년에 가까운 공백이 있었지만 윤이나는 복귀 후 빠르게 기량을 회복하며 올시즌 16개 대회에서 9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달 초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즈에서 마침내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강백호도 ‘2년’간의 부진을 깨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2년간 강백호는 거듭된 부상으로 동력을 잃었다. 실제로 2022시즌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5 6홈런 2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3으로 최악의 해를 보냈고, 지난시즌에도 71경기에서 타율 0.265 8홈런 39타점 OPS 0.763을 기록했다. 부진의 연속이었다.

절치부심했을까. 올시즌 강백호는 116경기에서 타율 0.291 24홈런 77타점 OPS 0.854를 적으며 ‘천재 타자’로 되살아난 모습이다. 아직 정규시즌이 끝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더 나은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끝이 아니다. 미국 무대를 향한 바람도 비슷하다. 윤이나는 KLPGA 투어 복귀와 함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등 도전 계획을 세웠다. 순조롭다. 세계랭킹도 52위(8월12일 현재)까지 끌어올리며 LPGA 퀄리파잉 시리즈 최종전 직행 기회에 바짝 다가섰다.

​LPGA 투어는 세계랭킹 기준으로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예선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75위 내에 들면 예선 없이 곧바로 최종전에 나갈 수 있고, 76위부터는 순위에 따라 1차와 2차 예선을 거치는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윤이나가 퀄리파잉 시리즈 출전 마감 시한인 10월 8일까지 세계랭킹 75위 이내 순위를 유지하면 최종전에 직행할 수 있다. LPGA 무대 도전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다.

강백호도 ‘빅리그’ 진출 후보 중 한명이다. 부진을 겪기 전에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와 어깨를 견줬다. 아직 늦지 않았다. 병역 혜택도 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 도전 기회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검증된 강타자다. 다만 수비와 주루 등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1루수, 외야수에 이어 포수 마스크도 썼다. 하지만 확실한 포지션이 없는 것은 약점이 될 수 있다. 방망이도 더 살아나야 한다. 올해가 끝나면 강백호는 ML포스팅 자격을 얻는다. 내년이 안 된다면 그 다음해에도 기회가 있다. ML 스카우터에게 확신을 줘야하는 것이 숙제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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