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아프리카TV(주식회사 숲) 선정성이 사회적 문제로 번질 조짐이다. 욕설과 음란 방송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조폭의 라이브 방송에 성상품화를 조장하는 ‘엑셀방송’(별풍선 내역을 엑셀처럼 정리)까지 브레이크 없는 질주다.
반면 매출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달 공개된 IR 보고서에서 매출액은 3150억원(2022년), 3476억원(2023년)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은 2014억원이다. 너끈히 4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음지 방송’에 힘입은 바가 크다. 여기엔 ‘별풍선’이 절대적이다. 전체 매출의 약80.1%를 차지한다. 라이브 방송에서 별풍선을 쏘는 게 다가 아니다. 아프리카TV는 “별풍선을 구매하면 팬클럽 공개 게시판을 사용할 수 있다. 다시보기에 별풍선을 선물하면 조회수와 관계없이 다시 보기가 영구 보관될 수 있다”며 다양한 상품으로 팬심을 자극한다.
이 밖에도 라이브, VOD 영상 광고 스킵 기능, 퍼스나콘, 모바일 멀티뷰 등 기능성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이들은 “유저들의 콘텐츠 몰입도가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며 IR 자료에 명시했다.
이런 상품이 아프리카TV를 이룬 근간이다. 부끄러움을 아는지 혹은 양지화에 대한 욕심이 있었는지, 지난 3월 사명을 숲(SOOP)으로 변경했다. 연예기획사 ‘숲’과 겹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별풍선’도 ‘기부경제선물’이라고 슬쩍 바꿨다.
현직 조폭이 방송도 했다. 욕설은 기본, ‘춘천생활식구파’ 문신을 새긴 채 조폭 설은 물론 징역살이까지 알려줬다. 케타민 등 마약류 투약 혐의로 구속된 김강패(본명 김재왕) 이야기다.
방송 본거지는 아프리카TV였다. 2021년부터 무려 4년 간 방송했다. 그간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 김강패가 지난달 19일 아프리카TV 채널을 통해 “지난 14일 긴급 체포돼 유치장에 수감 중”이라고 방송 중단을 알렸다. 방송 폐쇄(8월28일)는 체포된지 14일이나 지나서였다. 영구정지 사유로 ‘자체기준위반’(사회적 물의 및 서비스 악영향)을 들었다. 구속(8월22일) 전까지는 문제가 없었단 얘기다.
검색만 하면 볼 수 있는 이런 방송은 청소년에게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다. ‘돈 벌이’에만 매몰돼 코스닥 상장사로서 사회적 책임감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정섭 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대학원 교수는 “상장사가 콘텐츠 사업을 할 때는 사회적 통념에 비춰 스스로 규제할 기능을 갖춰야 한다. 상장 폐지까지 갈 수 있는 리스크”라며 “레거시 미디어가 못하는 창의성은 살리되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 있는 경계에 있는 방송을 점검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규제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에서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국회에서도 뒤늦게 실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9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현재 방심위에서 아프리카TV 규제에 공백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추후 입법 여부도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입장을 듣기 위해 아프리카TV 측에 수차례 문자와 전화로 연락했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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