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겉으로 보기엔 LTE 요금제보다 비싸 보이는 5G 서비스. 그런데 혜택을 파헤쳐 보면 결과는 정반대다. 5G 요금제는 대부분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로, 사용자는 추가 요금 없이 데이터를 맘껏 쓸 수 있다. 반면 LTE는 주어진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추가 요금이 발생해 ‘폭탄’ 맞을 수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은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이동통신 3사 주요 LTE·5G 요금제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2배 이상 비싸다고 밝혔다.

그런데 LTE와 5G 데이터양을 비교하면 혜택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SK텔레콤의 월 5만원 LTE 요금제는 데이터 4GB를 제공한다. 반면 5G 요금제는 월 4만9000원에 데이터 11GB를 지원한다. 최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1GB 기준 LTE 요금제가 약 2.8배 비싼 셈이다.

그런데 국내 이동통신 3사의 5G 요금제(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기준)는 5G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LTE로 전환한다. 5G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즉 5G 요금제 사용자는 월 4만9000원의 요금으로 5G 11GB와 무제한 LTE를 쓰는 셈이다.

KT는 LTE와 5G 요금이 단 1000원 차이. 월 4만9000원 LTE 5GB와 5만원으로 데이터 속도가 훨씬 빠른 5G 10GB 사용 후 무료로 LTE를 쓸지는 고민할 이유가 없다.

LG유플러스는 5G가 LTE보다 2000원 더 저렴한데, 2.6배 더 많은 5G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 몇천 원 차이로 데이터 ‘부자’와 ‘거지’

최 의원이 이번 발표에서 강조한 부분은 단순 LTE와 5G 요금과 데이터양 차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5G와 익숙하지 않거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용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이 골자다.

2023년 10월 규제 개선으로 과거 LTE 요금제만 가능하던 LTE 단말기도 5G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6월까지 통신 3사의 LTE 서비스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28.4%(1340만215명) 수준으로 낮지 않았다.

지난해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통 3사 평균 LTE 다운로드 속도는 178.93Mbps. 5G 전송 속도 939.14Mbps와 비교하면 1/5 수준이다.

최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고가 중심의 5G 요금제만 중저가 중심으로 개편해 상대적으로 LTE 요금제 개편이 등한시됐다”라며 “1300만 명에 달하는 LTE 요금제 사용자들도 요금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합리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LTE 기기 사용자도 5G 요금제 사용이 가능한데, 6G 시대를 바라보는 현재 굳이 LTE를 고집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몇천 원 더 아끼려다 원하는 영상이나 텍스트를 볼 수 없는 게 더 큰 손해이기 때문이다.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LTE 단말기를 쓰더라도 5G 요금제를 쓸 수 있는 등 고객은 자신의 선호에 맞게 LTE 요금제나 5G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며 “통신망 진화나 고객 측면에서는 LTE보다 속도도 빠르고 요금도 저렴한 5G로 고객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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