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요즘 뮤덕(뮤지컬 덕후)들은 바쁘다. 지금도 대작들을 쫓아다니느라 바쁜데, 올 하반기에도 ‘웃는 남자’, ‘마타하리’, ‘시라노’, ‘알라딘’ 등 뮤지컬계의 한 획을 긋는 작품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한숨 거를 틈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한 작품도 놓치지 않겠다는 뮤덕들의 의지와 끈기는 말릴 수 없다. 일단 지갑 사정은 접어둔다. 원하는 좌석 선점을 위해 밤낮없이 ‘광클’한다. 자리를 놓쳤다면 본진(가장 좋아하는 배우)만큼은 지키기 위해 ‘취켓팅(취소된 티켓 예매)’도 마다치 않는다.

이러한 뮤덕들 사이에서 최근 예매 전쟁을 예고한 작품이 있다. 신시컴퍼니가 14년 만에 제작한 뮤지컬 ‘틱틱붐’이다. 뮤지컬 ‘렌트’의 극작가로 알려진 조나 라슨의 유작으로, 그의 고뇌와 인생을 담은 작품이다.

공연까지 두 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출연 배우들과 포스터가 공개됐다. 이를 접한 뮤덕들은 벌써 ‘광클’을 위한 손가락 연습과 예매 통장 채우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은 왜 ‘틱틱붐’에 열광하는가.

◇ 치열한 일상서 무너지는 감정…그러나 다시 일어서게 하는 희망의 메시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이들은 몇이나 될까? 주인공 존은 음악적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 절망하고 방황한다. 그들이 말하는 ‘인정’은 인사치레의 ‘칭찬’일 뿐, 재능을 이용만 하려는 탐욕의 시선에서 존은 희망 없는 삶을 탓하며 괴로워 울부짖는다.

1990년과 2024년. 시대는 다르지만, 존의 모습이 우리의 이야기와 닮았다는 후문이다. 행복과 좌절 사이에서 미래에 대한 열망, 그 과정에서의 다양한 감정이 다르지 않다. 역사, 소설 등 ‘남’의 이야기를 다룬 대부분의 작품과 달리 ‘내 자신’을 대변하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틱틱톡’은 우울한 작품이다. 한숨이 지하까지 꺼지는 순간도 있지만, 슬픔만 남긴 채 떠나지 않는다. 현 순간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쫄지 말라’며 꿈, 사랑, 우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틱틱톡’은 ‘위로’다.

새롭게 시작하는 ‘틱틱톡’의 포스터에서부터 따뜻함이 묻어난다. 포스터를 물들인 노란색은 심리적으로 자신감과 새로운 아이디어, 낙천적인 태도를 보이게 한다. 매일 치열하게 싸우는 존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화면 분할로 꾸민 포스터는 일상의 조각을 맞춘다. 시간을 나타내는 전자시계, 무언가 고민하는 진지한 모습, 분신과 같은 피아노 위에 잠들고 연인과의 행복한 시절 등은 평범한 젊은이들의 모습을 비슷하게 그려낸다.

포스터를 제작한 이샘 디자이너는 “각 캐릭터의 성격과 내면을 담아내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세심한 준비가 필요했다. 특히 존의 경우 20대 마지막 시기의 고뇌와 아픔을 담아낼 수 있도록 다양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사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소극장 3인극이었던 이 공연은 900석이 넘는 코엑스 신한 아티움으로 무대를 옮긴다. 20대와 30대를 ‘틱틱톡’ 조연출로 젊음을 바친 이지영 연출이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그와 함께 누구보다 존의 삶을 잘 아는 오민영 음악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30대의 치열함을 극적으로 표현할 배우들은 베테랑으로 구성한다. 배두훈, 장지후, 이해준, 방민아, 김수하, 김대웅, 양희준 외 5명의 앙상블이 한창 무대를 준비 중이다.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30대라는 것. 그보다 수많은 오디션을 거쳐 당당하게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걸고 무대에 오르는 부분이 같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저력으로 스스로 꿈을 이루고 있다. 존의 영혼을 담아 관객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뮤지컬 ‘틱틱붐’은 오는 11월16일부터 내년 2월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노래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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