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6억 인구에 K-컬처의 우수성을 확실히 심어주겠다.”

‘유통공룡’ CJ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점으로 이른바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으로 진출을 노린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최근 사우디를 방문해 문화·예술·관광 산업을 주도하는 정부 각 부처 수장과 릴레이 회담하고 문화산업 발전에 관한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사우디 문화부 초청으로 현지를 방문했다. 각 부처 수장과 릴레이 회담뿐만 아니라 고대 문명도시인 알울라(AlUla)를 방문해 2만5000㎡(약 7563평)에 달하는 대형 영화제작 스튜디오(알울라 스튜디오) 등을 둘러봤다. 그는 현지 방문에서 “사우디 문화 산업 성장 가능성과 깊이를 확인하고 감명받았다”며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CJ그룹의 문화산업 노하우와 사우디의 문화 자원, 잠재력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우디는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발표한 ‘비전 2030’ 실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22년 방한했는데, 이때 이 회장을 만나 문화산업 전반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사우디 문화부와 협력해 중동진출을 본격화했는데, 수도인 리야드에서 2년 연속 KCON(K-콘서트)을 개최하는 등 K-컬처 전파에 열을 쏟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이번 방문으로 CJ그룹과 사우디 문화부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고 귀띔했다.

참고로 사우디의 비전 2030은 ‘활기찬 사회’ ‘번영하는 경제’ ‘진취적인 국가’ 등 3대 영역으로 구성했다. 이 중 사업환경 개선과 경제도시 개발, 물류허브 및 수축 경쟁력 확대를 위한 기업 지원 등의 카테고리에 CJ그룹의 노하우를 이식하려고 노력 중이다. 식음료 제조, K콘텐츠 제작 등의 사업을 전개 중인 CJ는 각 상품을 전 세계로 유통하는 데에도 상당한 수준의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예컨데 ‘비비고’ 브랜드는 미주시장에서 ‘만두의 대명사’로 불리는 것도 CJ그룹의 현지화 전략의 성공모델이다.

사우디 정부는 번영하는 경제뿐만 아니라 진취적인 국가 건설을 위해 엔터테인먼트와 관광 등 소프트파워를 육성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CJ그룹의 풍부한 노하우가 꼭 필요한 이유다.

CJ그룹으로서도 영역 확장을 위한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다. 우선 엔터·미디어 시장에 관한 사우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끌어낼 수 있다. 사우디를 거점으로 사업 영역을 인구 6억 명에 달하는 MENA지역으로 확대할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국가를 넘어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까지 진출하면 사실상 전 대륙에 걸쳐 CJ그룹의 이름을 알릴 수 있다.

이 회장뿐만 아니라 CJ주식회사 김홍기 대표, CJ ENM 윤상현 대표, 정종환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 등 그룹 핵심인사가 동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윤 대표는 “사우디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K-컬처 확산이 기대되는 중동 진출을 본격화해 글로벌 사업 확대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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