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스포츠서울이 ‘세상의 모든 재밌는 것은 여기에 담는다’는 기치 아래 ‘스페셜 스토리’(Special Story)를 선보입니다. 의외의 이야기는 서로 긴장이 풀어진 순간에 나오곤 합니다. 아는 사람(연예인)의 모르는 이야기 ‘SS백브리핑’을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영화 ‘보통의 가족’ 인터뷰가 끝날 무렵 기자는 배우 설경구에게 질문을 던졌다.

“최근 몇 년간 ‘베테랑’ ‘범죄도시’와 같은 형사 시리즈물이 잘 됐잖아요. 대통령(‘돌풍’)도 하고 변호사(‘보통의 가족’)도 하고 할 거 다 해봤잖아요. 다시 ‘공공의 적’ 같은 형사물이 그립지 않으세요?”

설경구는 잠시 뜸을 들였다. 이내 씩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글쎄 ‘베테랑’도 ‘범죄도시’도 형사물인데…. 저는 제가 원조라고 생각해서. 왜냐하면 같은 패턴 아닌가요? 마지막에 박살 내고”

기자들 사이에 “와”하는 탄성이 나왔다. ‘원조’라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베테랑’(2015)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이나 ‘범죄도시’(2017)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 원조가 강철중이라는 게 배우 설경구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설경구는 “캐릭터도 그렇고 시나리오도 그렇고 워낙 ‘공공의 적1’이 좋았다”며 “그걸 뛰어 넘을 수 있을까. 1만한 걸 못 봤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강철중을 다시 보고싶단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설경구는 대뜸 길에 가다 주운 명함 이야기를 떠올렸다.

“아참. 옛날에 길을 가는데 명함이 하나 떨어져서 보니까 ‘웨이터 강철중’이라더고요. 유명해야 명함에 쓰는 거니까. 그런 맛이 있었죠. 한번은 나이트클럽 섭외하는데 제작부 애들이 강철중 때문에 섭외됐어요 그러더라고요. 영업 전에만 촬영 끝내라고 그랬다고.”

설경구는 강우석 감독과 2002년 촬영 당시를 떠올리면서 감회에 젖은 모습이었다.

설경구는 당시 시나리오(극본 백승재 채윤석 김현정 정윤섭)가 좋았다고 재차 강조하며 “그때는 스트레스 풀면서 찍었다. 배우들마다 다 때리라고 하니까 발로 뻥뻥 찼다”며 “붐 마이크 든 친구가 나중에 보니까 팔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더라. 물어보니까 너무 웃어서 NG 날까봐 자기 팔을 깨물었다고 하더라”고 웃어 보였다.

다시 물었다. “대본이 정말 좋다는 가정 하에 다시 해보실 생각은 없을까요?”

“책(대본)이 진짜 좋고 재밌으면”(웃음).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