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김동영 기자] “내가 할 것만 하면 됩니다.”

샌프란시스코에 큰 변화가 닥쳤다. 야구운영부문 사장이 교체됐다. 파르한 자이디 사장이 전격 해고됐다. ‘전설’ 버스터 포지가 수장으로 앉았다. 이정후(26)에게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의연하다. 선수는 선수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될 일이다.

메이저리그(ML) 첫 시즌을 마친 이정후는 1일 귀국했다. “수뇌부 변화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올시즌은 이제 끝났다. 2025시즌 바라보면서 내가 해야 할 것만 잘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6년 1억1300만달러(약 1492억원)라는 대형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날개를 펼쳐보지도 못하고 일찍 시즌을 접었다. 37경기, 타율 0.262, 2홈런 8타점 1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641이 전부다.

이정후는 “조금씩 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한 번의 부상으로 시즌이 끝났다. 아쉽다. 부족함도 느꼈다. 겨우내 열심히 준비하겠다. 내년에는 꼭 풀타임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어차피 계약기간이 5년이나 남았다. ML은 ‘돈=자리’인 곳이다. 이정후의 지위는 확고하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변수’가 생길 수도 있게 됐다. 사장 교체가 그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 자이디 사장과 이별을 발표했다. 야구운영부문 새 수장으로 포지를 임명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포수로 군림했다. 월드시리즈 우승도 세 차례 이끌었다.

2021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다. 그래도 꾸준히 구단 운영에 영향력을 발휘했다. 최근 맷 채프먼과 6년 1억5100만달러(약 1993억원) 계약도 포지 사장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사장이 되기 전 일이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진다.

반면 이정후는 자이디 전 사장이 영입한 선수다. KBO리그를 호령한 이정후에게 1억달러가 넘는 거액을 들여 데려왔다. 하필 첫 시즌 부상으로 일찍 멈추고 말았다. 어깨 수술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장 교체가 좋지 않은 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정후는 담담했다. “새로 사장으로 오신 분(버스터 포지)도 야구장에 많이 오셔서 나와 대화도 많이 나눴다. 항상 선수들과 가까이 지내신 분이다. 그 부분(사장 교체)에 대해 내가 할 말은 없다”고 설명했다.

누가 영입했든 일단 들인 돈이 있다. 트레이드도, 방출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이정후가 잘하면 그만이다. 능력은 확실하다. 불의의 부상을 당했을 뿐이다. “내년에는 부상 없이 좋은 모습 꼭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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