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작년에는 1위 팀이었다. 올해는 3위 팀이다. 그만큼 부족하고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

지난해와 180도 다르다. 2023년에는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부터 불펜 운영, 야수진 라인업까지 전체 공개했다. 그런데 올해 준플레이오프(준PO)를 앞둔 시점에서는 대부분 비공개다.

선발진은 의무적으로 발표할 수밖에 없는 1차전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 외에는 물음표. 라인업도 5번 타순부터 하위 타순까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년 전과 다른 상황, 다른 마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는 LG 염경엽 감독이다.

염 감독은 4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준PO 대비 훈련을 마친 후 “위에 입은 후드티는 올해 새로 나왔지만 안에 입은 옷은 작년과 같다. 작년 한국시리즈 기간에 입었던 것을 잘 보관하고 있다가 지금 다시 입었다. 포스트시즌 내내 입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이천에서 진행한 훈련에 대해 “단점을 메우는 것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야수들은 타격에 집중해서 훈련했다. 투수진은 불안한 불펜을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예고한 것처럼 에르난데스가 준PO 시리즈에서 불펜으로 대기한다”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슬픈 일도 있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부친상으로 준PO 1차전은 결장한다. 1차전에서는 에르난데스가 마무리 투수로 등판할 확률이 높다. 염 감독은 “유영찬은 2차전부터 될 것 같다. 1차전은 에르난데스가 더 뒤에 등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엔스 다음 로테이션은 미정이다. 준PO 2차전부터 4차전까지 선발 투수를 확정 짓지 않았다. 염 감독은 “모든 것을 열어두고 할 것이다. 에르난데스 외에도 선발 투수가 중간 투수로 나설 수 있다. 때문에 앞으로 로테이션은 상황을 보면서 짜야 한다”면서 “엔스가 4차전에 다시 나올 수도 있고 5차전에 나올 수도 있다. 준PO 로테이션을 세 명으로 갈지 네 명으로 갈지 알 수 없다. 경기 진행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불펜진 구성은 정규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준PO 2차전부터 등판이 예상되는 유영찬. 그리고 김진성과 함덕주가 필승조를 맡는다. 에르난데스까지 4명이 필승조. 하지만 필요할 때는 임찬규 최원태 손주영 등 선발 투수도 중간 투수로 나설 수 있다. 즉 실전에서 선발 중 누가 중간 투수로 등판하느냐에 따라 준PO 로테이션이 결정된다.

라인업도 미정이다. 염 감독은 “2번은 신민재가 갈 것 같다. 하지만 5번부터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야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예전에 했던 것처럼 8·9·1·2번을 이어가는 라인업을 짤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9번에 문성주가 들어간다.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약 1년 전에는 달랐다. KS를 앞두고 케이시 켈리~최원태~임찬규~김윤식 4인 로테이션을 발표했다. 라인업도 홍창기~박해민~김현수~오스틴~오지환~문보경~박동원~문성주~신민재로 확정 지었다. KS 무대에서 계획한 대로 로테이션을 돌리고 라인업을 고정했다.

작년에는 그만큼 막강했다. 일찍이 1위를 차지했다. 1위로 올라선 경기력을 KS에서 이어가면 통합우승을 이룬다는 자신감도 강했다. 올해는 1위가 아닌 3위다. 단기전에서 반전을 일으키려면 부족한 부분을 전략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염 감독은 “작년에는 1위 팀이었다. 올해는 3위 팀이다. 그만큼 부족하고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며 “KT는 작년보다 강하다고 본다. 작년에 없던 강백호 로하스도 있다. 5위 결정전부터 와일드카드까지 승리하면서 올라왔기 때문에 기세도 있다. 준PO는 정말 치열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