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승 차량은 지난해 국내 출시한 렉서스 RZ 450e 모델이다.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 휠을 잡으니, 손바닥에 착 감긴다. 핸들의 폭이 두껍지도 얇지도 않아 조향이 순조롭다. 손이 크지 않은 성인이나 여성에 순응하는 휠이다.

운전자는 안전 운전을 위해 양손을 10시와 2시 방향에 두는데, 그러면 손이 약간 사선으로 핸들 잡게 된다. 렉서스 RZ는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감각이 온당해 편안하다. 작은 차이가 때론 작지 않은 편안함을 준다.

온순하게 손바닥을 지지하는 핸들이 주행중엔 튀지 않고 무거워지며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타이어와 엔진 등 하부에서 올라오는 불쾌한 진동도 핸들까지 타고 오르지 않는다.

몸을 담는 시트는 편안하다. 렉서스 측은 시트에 대해, 말고삐를 의미하는 타즈나(手綱·Tazuna) 콘셉트라고 설명한다. 승마에서 말과 사람의 일체감처럼 차량과 운전자의 일체를 느낄 수 있는 설계를 강조한 것.

서울에서 용인까지 막히는 구간을 왕복했는데, 시트가 피로감을 상쇄한다. 렉서스 RZ의 앞좌석 시트는 쿠션에 가해지는 압력의 변화를 최소화한다. 측면 서포트가 깊고 낮은 딥헝(Deep-Hung)구조를 적용해 장거리 주행에서도 쾌적함을 느끼게 배려한다.

렉서스 RZ 450e 모델의 1회 충전거리는 377㎞다. 배터리 안전 충전률을 보수적으로 설정해, 회생제동 작동시 차량의 울컥거름은 적다. 전·후륜 모터는 합산 최고출력 312마력을 내는데, 전기차답게 순간가속력은 출중하다.

렉서스 RZ의 실내에서 시선을 잡아채는 건 세 가지다. 우선 럭셔리 트림은 시트뿐 아니라 도어쪽까지 울트라 스웨이드로 마감했다. 감촉이 부드러워 손으로 한 번씩 더 쓰다듬게 된다.

다이얼 타입의 시프트 노브에선 안전을 위한 섬세한 배려가 감지된다. 노브가 돌린다고 그냥 돌아가지 않는다. 누른 다음에야 기어를 바꿀 수 있다. 오작동을 막는 안전장치처럼 느껴져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대형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전체적으로 회색 유리다. 어떻게 오픈해야 하나 궁금해하다가 버턴을 누르니 회색창이 일순 투명창으로 바뀐다.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투명도를 조절하는 조광기능도 있다.

서울-용인을 왕복한 후 주차하는데, 후진시 장애물이 가까워지자 충돌방지 시스템이 저절로 작동한다. 차량 뒤쪽이 풀숲이라 조금더 후진하고 싶은데, 차가 꿈쩍도 안한다.

골목에서 후진시 발생한 상황도 인상적이다. 후진을 하는데 차량이 급정거했다. 알고보니 자전거가 차량 후면에서 빠른 속도로 지나간 것.

내심 ‘하마터면…’이란 생각이 들며 “휴~”하고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움직이는 사물에 대한 차량의 반응이 민첩했다.

Lexus RZ에 탑재된 PCS는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의 감지 범위가 확대되며, 야간에도 보행자와 자전거에 대한 감지가 가능해, 안전 주행을 지원한다.

교차로 긴급 제동 보조기능도 업그레이드 되며, 기존의 좌우 선회뿐 아니라 측면에서 접근하는 차량 및 오토바이까지 감지한다. 충돌회피 기능인 긴급 조향 어시스트도 장착되어 있다.

차선 이탈을 막는 기능은, 속도에 따라 강도가 달랐다. 저속에서 차선을 이탈하자, 부드럽게 핸들을 반대쪽으로 감았다. 그런데 고속에서 차선 이탈이 발생하자 마치 동승자가 핸들을 뺏어 돌리는 것처럼 강한 힘으로 조향에 개입했다.

차량 디자인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리는 듯하다. 렉서스 시리즈에 익숙한 이들은 유니크한 디자인에 공감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사나워 보인다’는 인상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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