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 기자] 과거 LG 유광 점퍼는 포스트시즌을 향한 염원이었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암흑기 동안 유광 점퍼를 입고 가을 야구에 임하는 것을 꿈꾸곤 했다.

암흑기 청산을 이룬 2013년. 유광점퍼는 프로 구단 상품으로는 이례적인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때부터 포스트시즌 기간 LG가 가는 곳마다 유광 점퍼를 입은 팬이 거대한 물결을 이뤘다.

구단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포스트시즌 엠블럼에 유광점퍼를 넣는다. 올해 포스트시즌도 그렇다. 엠블럼에 유광점퍼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 된 LG지만 유광 점퍼는 가을 야구 염원을 넘어 우승 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아직 그라운드에서 유광점퍼가 보이지 않는다.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 1, 2차전이 그랬다. 관중석에는 유광점퍼가 많은데 선수단은 유광점퍼를 착용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는 유광점퍼 대신 다른 디자인의 가을용 점퍼를 입고 선수들을 바라보고 지휘했다.

이유가 있었다. 아직은 날씨가 포근한 만큼 유광점퍼 대신 가벼운 점퍼를 착용하기로 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준PO 2차전이 끝난 후 “아직은 날씨가 춥지 않다. 1, 2차전이 낮 경기라 두꺼운 점퍼를 입지 않아도 된다고 봤다”며 “날씨가 추워지고 포스트시즌을 길게 하면 유광점퍼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트시즌 시작 시점이 많이 다르기는 하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1위를 달성하면서 11월7일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포스트시즌에 임했다. 2위로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2022년에는 10월24일이 포스트시즌 첫 경기였다. 코로나19 시국이었던 2021년에는 11월4일, 2020년에는 11월2일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임했다.

올해는 포스트시즌 시작이 빠르다. 그래서 유광점퍼가 아닌 다른 점퍼로 가을 야구에 진입했다. LG 선수단이 유광점퍼를 입는다면, 승리 행진에 따른 긴 가을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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