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민규 기자] 백호가 포효했다. 강백호(25)가 묵직한 ‘한방’을 터뜨리며 가을징크스 탈출을 알렸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강백호가 여섯 경기 만에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 홈런이 ‘가을의 사나이’로 도약할 자양분이 될지, 그의 다음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강백호는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 LG와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안타(1홈런 포함) 1타점 2득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그간 부진을 만회하는 활약.
첫 타석은 1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1-3으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LG 우익수 홍창기의 포구 실책으로 2루까지 내달렸다. 강백호가 공격의 혈을 뚫자, 후타자도 힘을 냈다.
1사 2루에서 황재균이 적시타로 추격 타점을 안겼다. 배정대의 우전 안타로 1사 1, 3루가 됐고, 오윤석이 동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KT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민혁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기어코 4-3 역전에 성공했다. 강백호의 안타가 3득점의 시발점이 된 셈.
KT로선 달아나는 점수가 필요하던 5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강백호는 다시 한 번 방망이를 폭발했다. LG 투수 김진성의 4구째 128㎞ 높은 포크볼을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는 120m.
가을 첫 홈런이다. 강백호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WC) 두 경기와 준PO 1~3차전까지 5경기에서 홈런이 한 개도 없었다. 누구보다 간절했을 마수걸이 대포 ‘한방’이 결정적인 순간 터진 것이다. WC 2차전에서 결승 타점으로 승리에 이바지하더니 준PO ‘탈락’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또 한 번 팀을 구해낸 것.
절치부심한 까닭일까. 지난해 가을야구를 못한 아쉬움을 보란듯이 털어냈다. 간절함이 컸던 것으로 읽힌다. 그래서일까. 준PO 진출을 확정한 후 강백호는 “지난해 가을야구를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다. 죄송한 마음이 컸다. 올해 가을야구는 내게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냥 이기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다짐은 연장 1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로 포문을 여는 등 슬럼프 탈출로 증명했다. 강백호가 왜 ‘간판’ 타자인지를 또 증명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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