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데뷔 1년만에 폭풍 성장하며 잘 나가던 라이즈가 멤버 승한의 복귀로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데뷔 전부터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성장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던 그룹이었단 점에서 이번 대응에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라이즈의 승한이 사생활 관련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한 지 약 1년이 지났다. 지난해 9월 라이즈로 데뷔한 승한은 연습생 시절 사적으로 촬영한 영상과 사진이 온라인상에 유포되며 논란이 일었다. 같은 해 11월 팀 활동 무기한 중단을 결정했다.

10개월 동안 특별한 말이 없다 느닷없이 팀 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라이즈를 프로듀싱하는 SM엔터테인먼트 산하 위저드 프로덕션은 승한이 11월에 계획된 팀 스케줄 일부에 순차적으로 참여하며 복귀할 것이라고 알렸다.

위저드 프로덕션은 “라이즈의 활동을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멤버 전원이 참여할 때 의미 있게 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 승한의 복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성급했다는 걸 아는 듯, 승한 역시 라이즈의 공식 팬 플랫폼을 통해 자필편지를 공개했다. 팬들에게 재차 사과하며 다시 활동할 수 있게 손잡아준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반발이 거셌다. 누구나 예상한 일이다. 라이즈 팬덤 브리즈는 이날 곧바로 승한의 라이즈 복귀를 반대하는 성명문을 냈다. 이들은 “‘멤버 6명’이라는 전제 아래 라이즈라는 그룹을 소비해왔기에, 회사의 독단적인 복귀 통보로 인한 ‘7명의 라이즈’ 결정은 명백한 소비자 기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승한이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팀 활동을 중단하면서 라이즈는 그를 제외한 6명의 멤버로 1년 가까이 활동을 이어왔다. 그간 6인으로서 이뤄낸 성과를 사생활 논란으로 그룹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승한과 공유하는 걸 납득할 수 없다는 게 팬들의 설명이다.

또한 이들은 “‘청춘’을 콘셉트로 스토리를 풀어가는 라이즈에게, 승한의 복귀는 크나큰 이미지 실추가 될 것”이라며 라이즈 6인 멤버들을 앞세우지 말라고도 당부했다.

이후 팬들은 서울 성수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으로 승한의 완전한 탈퇴를 요구하는 근조화환 수십 개를 보내는가 하면, 14일부터 소속사 및 광고주를 겨냥해 이들 사옥 앞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한다.

또한 라이즈 굿즈(MD상품), 앨범, 라이즈 광고 제품 등 구매를 취소하며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불매 운동에도 나섰다. 이 같은 불매 운동은 승한을 제외한 라이즈 6인 체제가 확정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폭풍이 거세자 결국 멤버가 직접 팬심 다독이기에 나섰다. 원빈은 13일 팬 소통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저희도 승한이, 그리고 회사와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얘기를 나눠왔다. 그렇게 멤버들이 함께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깊이 고민했다는 것만큼은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며 승한의 복귀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로 봐주길 부탁했다.

라이즈는 SM엔터테인먼트 대표 보이그룹으로 활약 중인 엔시티(NCT) 이후 7년 만에 새롭게 론칭하는 보이그룹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9월 데뷔한 라이즈는 데뷔와 동시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이들은 청춘 감성을 건드리는 ‘이모셔널 팝’을 내세웠다. 데뷔 타이틀곡 ‘겟 어 기타’ ‘토크 색시’ ‘붐 붐 베이스’까지 악기를 활용한 라이즈 독자적 장르 ‘이모셔널 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외에도 ‘메모리즈’ ‘사이렌’ ‘러브 119’ ‘임파서블’ 등 다채로운 장르의 쉴 틈 없는 음악 활동으로 지난해 9월 꽉 찬 데뷔 1주년을 맞이했다. 함께 성장하고 꿈을 실현한다는 의미를 담은 팀명처럼 세계관에 얽매이는 대신 데뷔 이후 쉴 틈 없이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3분기엔 도쿄, 멕시코시티, LA, 홍콩, 타이베이, 마닐라 등 전 세계 10개 지역에서 첫 팬콘 투어를 펼쳤고, 데뷔 1주년을 기념해 서울 케이에스피오돔(KSPO DOME)에 입성하며 멤버들 모두 벅찬 눈물의 팬콘 피날레를 펼치기도 했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라이즈에게 승한의 합류로 7인조로서 새로운 시너지가 될 것이란 시선과 함께 10개월간 승한과 관련한 어떠한 공식적인 발표 없이 팬들을 애태우다 뜬금없이 활동 재개하는 건 팬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비난 역시 피할 수 없을 듯 보인다.

승한의 복귀로 성장에 제동이 걸린 라이즈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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