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윤세호 기자]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소속이 없었다. 은퇴와 현역 연장 기로에서 은퇴 쪽으로 무게가 쏠렸다. 그러다 반전이 연달아 일어났다. 삼성 입단 테스트를 통과했고 1군 무대에도 올랐다. 1군에서 9경기 8.1이닝 1실점 2홀드로 건재함을 증명했다. 더불어 가을 야구 무대에도 복귀했다.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삼성 베테랑 투수 송은범(40) 얘기다.

송은범은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앞두고 최근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에 고마움부터 전했다. 그는 “감사한 마음부터 든다. 구단에서 높게 평가해 주셨기에 여기까지 왔다.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부터 어떻게든 팀에 민폐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큰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민폐를 안 끼치는 게 최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을 야구 베테랑이다. 2005년 SK 시절부터 2020년 LG 시절까지 포스트시즌 등판만 23경기에 달한다. SK에서 정상에 올랐고 2018년에는 한화에서 필승조를 맡아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LG 필승조로서 뒷문을 지켰다.

그만큼 팀에 필요한 존재다. 20대처럼 강한 공을 던지지 못해도 투심 패스트볼을 활용한 그라운드볼 유도에 능하다. 송은범 또한 “나도 상대도 투심을 던지는 것은 다 알고 있다. 일단 내 입장에서는 땅볼 유도가 최선이다. 코스 안타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 상대도 이에 대비하겠지만 나는 내 임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을 야구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조언할 부분에 대해 “사실 아직 삼성 선수들을 파악하지 못했다. 합류한 지 얼마 안 돼 후배들을 잘 모른다. 그냥 묻어가고 있다”고 웃으면서도 “그래도 가을 야구니까 다른 부분은 분명히 있다. 정규시즌 때는 투수가 아웃카운트 2개 잡으면 아무래도 마음을 놓게 된다.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2개 잡았다고 안심하면 3, 4점 내줄 수 있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다르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순간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LG 소속이었는데 큰 무대에서 LG와 다시 만나게 된 데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송은범은 “사실 2022년에도 가을야구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당시 무릎 수술 후 재활하고 있었는데 L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다면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었다. 키움과 PO 기간 실전을 치르기 위해 창원으로 가고 있었다”고 2년 전 이 시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LG는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포스트시즌을 하고 있다. 그만큼 단단한 팀이다. LG에 있었던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삼성 소속이다. 두 팀이 같은 위치에서 맞붙게 됐다고 본다. 그런데 LG는 피로도가 있을 것이다. 즉 우리가 경기 감각만 빨리 찾으면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1차전부터 감각이 올라온다면 충분히 우리가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좋은 징크스에 따른 호투도 내다봤다. 표정을 찡그릴 때마다 호투하는 것과 관련해 “오늘 낮 경기다. 그리고 여기가 유독 햇빛이 강하다. 찡그리게 될 것”이라고 활약을 예고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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