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윤세호 기자] 원했던 구상은 아니다. 가능했다면 원태인을 2차전이 아닌 1차전에, 디트릭 엔스는 2차전이 아닌 3차전 혹은 4차전에 올리기를 바랐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삼성과 LG 플레이오프(PO) 2차전은 원태인과 엔스의 선발 대결로 막을 연다.

삼성 박진만 감독과 LG 염경엽 감독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PO 2차전 선발 투수를 일찌감치 결정했다. 1차전에 앞서 원태인과 엔스가 2차전 선발로 내정됐다. 모든 경기가 벼랑 끝이나 다름없는 포스트시즌인데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의 카드를 펼쳤음을 설명했다.

삼성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코너 시볼드의 부상 이탈이다. 코너가 이탈하지 않았다면 2차전 원태인 카드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코너는 정규시즌 막바지 오른쪽 견갑골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PO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코너가 정규시즌 LG 상대 2경기 15이닝 2실점(1자책)으로 막강했던 것을 돌아보면 아쉬움은 더 커진다.

코너가 없는 삼성에서 에이스는 원태인이다. 하지만 원태인을 1차전 선발로 올리면 시리즈 후반이 어려워질 수 있다. 코너 이탈로 삼성은 대니 레예스 원태인 그리고 이승현 3선발 체제를 구축했다. 원태인이 1차전에 나오면 4차전에 등판해야 하는데 이 경우 3일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 준PO 4차전 엔스가 그랬듯 최근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은 성공보다 실패 사례가 많다.

그래서 원태인을 2차전 선발로 배치했다. 2차전 선발 후 5차전에 등판하면 4일을 쉴 수 있다. 원태인은 정규시즌 LG 상대로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에 있어 레예스가 3.60으로 원태인보다 앞섰다.

박 감독은 PO 1차전을 앞두고 “4차전 안에 끝내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시리즈(KS) 가서 다시 할 수 있는 여건이나 상황이 된다. 4차전 안에 끝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태인이 PO에서는 한 번만 나오고 KS 1차전에 등판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다.

LG는 내심 손주영의 2차전 선발을 바랐다. 준PO에서 중간 투수로 등판해 총합 7.1이닝 무실점한 손주영이 PO 2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하는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손주영 컨디션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염 감독은 PO 1차전에 앞서 “트레이닝 파트에서 2차전 손주영은 어렵다고 했다. 위험도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엔스로 바꿨다. 3차전에 주영이가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손주영은 정규시즌 삼성과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4로 활약했다.

엔스는 정규시즌 삼성과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 다만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준PO 1차전에서 5.1이닝 3실점. 4차전에서 3.1이닝 4실점했다. 손주영이 2차전에 선발 등판할 수 있다면 엔스를 가장 뒤인 4차전으로 배치하는 것도 고려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양보는 없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놓칠 수 없는 승부다. 잠실로 무대를 옮기기에 앞서 승리를 안고 이동하는 팀은 어느 쪽일지 관심이 쏠린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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