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유통업계 연말 정기 임원인사 시즌이 다가왔다.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심리 위축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 성장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는 유통가 총수들이 올해는 어떻게 인적 쇄신을 꾀할지 이목이 쏠린다.

먼저 신세계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눈길을 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취임 후 첫 정기 임원인사이기도 하지만 정 회장은 이미 수시로 부진한 계열사 대표들을 대폭 정리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에 그룹 내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정 회장은 올 상반기 신세계건설, G마켓, SSG닷컴 수장을 교체했다. 또 신세계그룹은 임원 보상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임원 급여에서 기본급을 낮추고 성과급의 비중을 크게 끌어올려 ‘성과’ 중심 보상 체계를 구축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연말 경영전략실 중심의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대대적인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계열사별, 업무영역별로 정밀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 주고 그렇지 못한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에 본격적인 정 회장의 체제가 시작되면서, 업계에서도 신세계그룹의 인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그룹도 다음 달이나 늦으면 12월 초에 정기 임원인사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상 매년 11월 마지막 주에 단행한다. 지난해에는 신동빈 회장의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 등으로 늦어져 12월 초에 이뤄졌다.

올해 롯데그룹은 업황이 부진한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에 이어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 경영에 돌입한 만큼, 쇄신에 방점을 찍은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되는 등 인사 폭이 컸던 만큼 이번 인사 규모는 소규모로 단행이 예상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의 승진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린다. 신 전무는 2020년 롯데 계열사에서 근무를 시작해 2022년 1월 상무보, 같은 해 12월 상무, 지난해 12월 전무로 승진했다.신 전무는 지난 9월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식에 신 회장과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신 회장은 “우리 아들은 여러 가지를 공부하고 있다”며 “앞으로 유통을 포함해 국내·국외 사업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신 회장의 자녀 중 장남인 신 전무만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 중으로, 유력한 롯데그룹 차기 후계자로 꼽힌다.

CJ그룹은 해를 넘겨 올해 2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올해는 기존대로 연내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하고잡이’를 강조하며 90년대생을 임원으로 발탁해 파격적인 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경영시험대에 오른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승진 여부도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그의 누나인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경영리더)와 CJ그룹의 차기 총수 자리를 놓고 남매가 경쟁 구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한 CJ그룹에서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CJ올리브영의 이선정 대표의 향방에도 업계 안팎의 관심이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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