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양재동=정다워 기자] ‘항공 왕조’를 막을 가장 강력한 후보는 컵 대회 우승팀 현대캐피탈이다.

현대캐피탈은 15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챔피언결정전에 갈 가장 유력한 팀으로 꼽혔다. 감독 사전 투표 결과 현대캐피탈은 총 5표를 받았다.

현대캐피탈은 이미 지난 컵 대회에서 대한항공을 잡고 우승하며 새 시즌 파란을 예고했다.

V리그 남자부는 대한항공 독주 체제로 굳어진 상태다. 대한항공은 무려 4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4년간 우리카드, 현대캐피탈, KB손해보험, OK저축은행 등이 아성에 도전했지만 대한항공 벽을 넘지 못했다. 현재 V리그 팀들의 목표는 ‘타도 항공’이다.

현대캐피탈은 전력상 대한항공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윙스파이커들의 면면을 보면 오히려 우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공격수 중 가장 우수한 기량을 갖춘 허수봉을 필두로 V리그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선수 레오, 중국 출신 아시아쿼터 신펑까지 이미 컵 대회를 통해 기량을 인정받았다. 최민호가 버티는 미들블로커 라인도 탄탄하다.

현대캐피탈의 오랜 약점이었던 세터도 보강했다. 컵 대회 종료 후 KB손해보험으로부터 황승빈을 데려왔다. 황승빈은 대한항공, 삼성화재, 우리카드, KB손해보험 등을 거친 경험이 많은 세터다. 기량에 기복이 적고 기본기를 갖추고 있어 현대캐피탈의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일본 남자대표팀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은 프랑스 출신 명장 필립 블랑 감독의 부임도 기대되는 요소다. 블랑 감독 부임 후 일본은 세계 대회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현대캐피탈도 블랑 감독이 온 후 처음 치른 공식 대회에서 우승했다.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는 소식에 블랑 감독은 “우리 팀에 투표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웃은 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 경기에서의 승리다. 일단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한 후 봄 배구에 가 이후 상황을 보고 싶다”라는 신중한 각오를 밝혔다.

국내 에이스인 허수봉의 목표도 남다르다. 허수봉은 “우리가 우승하지 못한지 오래됐다. 컵 대회에서 우승한 후 자신감을 얻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라면서 “우리 사이드 공격수들이 워낙 좋다. 내가 부담이 줄었다. 승빈이형이 오면서 팀도 더 좋아지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더 강해질 팀”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한항공도 쉽게 물러설 생각은 없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앞으로도, 다음시즌에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 정한용도 “아직 부족하다. 별을 더 달겠다”라면서 5회 연속 통합 우승을 위해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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