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시원하게 터졌다. 홈런만 8방이다. 두 경기에서 10점씩 뽑았다. 사령탑도 만족했다. 이제 장소가 바뀐다. 광활한 잠실이다. 여기서는 라이온즈파크처럼 하기 쉽지 않다. 심지어 구자욱(31)도 없다.

삼성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잡았다. 대포가 쉴 새 없이 터졌다. 1차전에서 3개, 2차전에서 5개다. LG도 3개를 치기는 했다. 삼성 화력이 더 강력했다.

1차전에서 구자욱이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김영웅이 솔로포를, 디아즈가 투런포를 터뜨렸다. 2차전에서는 김헌곤과 디아즈가 동반 연타석 홈런을 쐈다. 김영웅도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일궜다.

박진만 감독도 반색했다. “우리 장점인 장타력을 앞세워 초반부터 좋은 흐름 가져왔다. 장점으로 확실히 분위기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라팍에서 홈런은 필수다. 2024시즌 삼성 대포가 제대로 터졌다. 185홈런으로 리그 팀 홈런 1위다. 정규시즌 2위 원동력이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유감없이 활활 타올랐다.

여기까지는 좋다. 3~4차전은 장소가 다르다. 잠실구장이다. 홈런 안 나오기로 유명한 구장. 물론 전혀 안 나오는 곳은 아니다. 대신 ‘한 방’에 기대서는 어렵다.

심지어 구자욱도 없다. 2차전에서 2루 도루 과정에서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손상 부상을 당했다. 1회말 다쳤고, 바로 교체됐다. 3~4차전은 출전이 어렵다. 상태에 따라 더 뛰지 못할 수도 있다. 정규시즌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타자가 없다.

일단 디아즈의 힘이 중요하다. 플레이오프 ‘미친 선수’다. 두 경기 타율 0.833, 3홈런 6타점, OPS 3.250이다. 구자욱이 없기에 4번 타순에서 중심을 확실히 잡아줘야 한다.

박병호도 침묵을 깨야 한다. 1~2차전은 타율 0.286에 그쳤다. 홈런도, 타점도 없다. 강민호, 김지찬 등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 타선이 불이 붙은 점은 반갑다. 1~2차전 팀 타율 0.412를 쳤다. 잠실에서도 ‘장타’는 필요하다. 홈런이 나오기 어렵다면 2루타를 많이 치는 것도 방법이다. ‘다연발’이 필요한 곳이 잠실이다. 집중타가 터져야 한다.

물론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다. 2차전 멀티포 주인공 김헌곤은 “그냥 이기고 싶은 마음만 있다. 야구장에 대한 생각은 없다. 몸쪽으로 오면 맞고 나간다는 각오로 임한다”고 강조했다.

분위기는 제대로 탔다. 역대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3.3%에 달한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내친김에 3차전에서 끝내고 싶다. 구장 특성에 맞는 공격이 필요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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