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마약 청정국’이란 말은 옛말이 됐다. 대한민국은 마약에 병들고 있다. 드라마·영화에서나 봤던 마약 거래 등의 범죄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청소년 사이에서도 SNS, ‘던지기 수법’ 등 비대면 거래로 이뤄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마약사범으로 검거된 청소년은 총 1430명. 단순 호기심으로 마약에 손을 덴 후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마약 유통 정보의 원산지는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글, 메타 등 외국계 플랫폼에서 큰 폭으로 증가, 예방 교육을 비롯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국내 마약류 유통 정보와 관련해 5442건의 시정을 요구했다.

방심위 시정 요구는 2019년 2131건, 2020년 3569건이었다. 2021년 7144건으로 급증 후 2022년 1만5502건, 2023년 1만4045건으로 크게 늘었다.

문제의 발상지는 정보 공유가 빠르게 업데이트되는 특정 플랫폼들로 밝혀졌다.

1~9월 플랫폼별 시정 요구 현황을 보면 엑스(X·옛 트위터)가 3380건으로 가장 많았다. 터블러도 1330건으로 뒤를 따랐다.

전 세대가 두루 사용하는 페이스북의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대비 12배로 급증한 627건으로 급증했다.

1030세대에서 즐겨 사용하는 플랫폼을 악용 사례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기준, 인스타그램은 4배 이상 증가한 54건으로 집계됐다. 구글은 46건으로 3배 이상 뛰었다. 2021~2023년 깨끗했던 유튜브는 3건의 흠집을 남겼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1건씩 발생했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떨’, ‘작대기’, ‘물뽕’, ‘필로폰’, ‘환각제 판매’ 등 자칭 전문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시글을 통해 메스암페타민, GHB, 졸피뎀, 펜토바르비탈(이상 향정신성의약품), 대마 등 마약류 및 러쉬와 같은 임시 마약류를 매매 정보 창구를 연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은 “SNS를 통한 마약 거래 정보가 판을 치면서,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10대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며 “해외플랫폼들이 마약, 딥페이크 음란물과 같은 유해 정보들을 차단하는 데 공적 의무를 다하도록 조치하고, 방심위의 모니터 인력 증원을 통해 철저한 감시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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