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국회 탄핵 정국은 국내외 투자자에게 강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원화 가치 하락과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문제를 재점화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환율 변동을 넘어, 한국의 경제적 신뢰도와 국제적 위상을 다시금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신뢰와 환율의 동반 추락
비상계엄 발표 후 원화 가치는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달러 대비 원화값은 2% 가까이 하락하며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닌 한국 경제의 불안정성과 신뢰 하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로화와 엔화가 강세를 보였던 같은 기간에 원화만 급락한 이유는 비상계엄령이 과거 군부 통치를 연상시키며 정치적 리스크를 키웠기 때문이다.
신뢰를 쌓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이를 잃는 데는 순간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국제 투자자들은 한국의 정치적 안정성을 다시금 의심하게 되었고,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계엄령, ‘코리아 디스카운트’ 재점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실제로 존재함을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한국 증시의 오래된 저평가 문제는 낮은 지배구조 투명성, 수출 의존적인 경제 구조, 그리고 정치적 불안정성이라는 고질적인 요인에서 비롯되었다. 여기에 이번 계엄령이 더해지며 한국 경제의 신뢰도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정치적 마비 상태에 대한 우려도 크다. 미·중 갈등과 글로벌 경제 둔화라는 외부 요인이 이미 시장을 어렵게 하는 상황에서, 계엄 사태는 한국이 내부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할 가능성을 높였다.
■국제사회의 비판
이번 계엄 사태는 한국 내부를 넘어 국제 사회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 포럼에서 한국의 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민주주의는 어려운 일이며,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 이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름에 대한 관용”이라며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이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계의 비판도 이어진다.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윤 대통령의 조치를 “심한 오판”이라고 질책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계엄 해제를 환영하며 “민주적 절차의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특별한 민주주의의 역사를 가진 국가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한 국제적 이미지의 손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경제와 민주주의, 신뢰회복의 숙제
계엄령 선포 이후 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약속했다. 총력을 다해 경제를 안정적을 관리하겠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성과 투명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여성 경제활동의 제약, 그리고 수출중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며 장기적인 침체 빠질 위험성과 직면하게 됐다.
가뜩이나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는데, 국내 사태로 우리 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질 거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포브스는 “윤 대통령의 이기적인 계엄령 도박에 대한 대가는 한국의 5100만 국민들이 할부로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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