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코엑스=김동영 기자] KIA 박찬호(29)가 마침내 황금장갑을 품었다. 박성한(26·SSG)을 제치고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작년에는 축하하기 위해 왔지만, 올해는 당당히 수상자가 됐다.

박찬호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총 288표 가운데 154표를 얻었다. 득표율 53.5%를 기록했다. 박성한이 118표, 득표율 41%를 기록했다. ‘격전지’라 했지만, 박찬호가 꽤 넉넉한 차이로 수상자가 됐다. 지난달 KBO 시상식에서 유격수 수비상을 받았고, 골든글러브까지 따냈다. ‘최고 유격수’ 공인이다.

수상 후 박찬호는 “드디어 이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재능을 가진 선수로서, 오래 걸리기도 했다. 노력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시간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몸과 마음을 만들어준 부모님께 감사하다. 언제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와이프와 사랑하는 우리 딸들, 자기 딸보다 더 자식처럼, 아들처럼 챙겨주시는 장모님도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시즌 내 모든 것을 한 것 같다. 우승도 했고, 유격수로 받을 수 있는 상들도 모두 받았다. 절대 안주하지 않겠다. 자만하지 않겠다. 내년에도 또 이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어느 구장을 가더라도, 원정이라는 느낌이 안 들게끔, 전혀 주눅 들지 않게끔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있다. 덕분에 좋은 성적 냈고, 우승까지 했다. 항상 감사하다”고 했다.

박찬호는 134경기, 타율 0.307, 5홈런 61타점 86득점 2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9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은 0.359에 달한다. 수비이닝도 1120.1이닝으로 유격수 가운데 가장 많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18, OPS 0.830을 일구며 팀 우승에 힘을 크게 보탰다. 특히 우승을 확정한 5차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활짝 웃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역시나 박성한이다. 박성한은 137경기,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 78득점 13도루, OPS 0.791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딱 10명뿐인 ‘3할-10홈런’ 타자다. 유격수 수비이닝도 1115이닝에 달한다.

국가대표 유격수로도 우뚝 섰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공수 맹활약했다. 대만 라운드에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박성한은 분명 돋보였다.

이 둘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격돌했다.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시상식 전 박찬호는 “작년은 축하해주러 왔지만, 올해는 받으러 왔다”고 했다. 박성한 또한 “수상 기대하고 왔다”고 했다. 수상자는 결국 한 명이다. 그리고 박찬호가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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