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흐지부지 끝낼 거야?”

삼성 ‘캡틴’ 구자욱(31)이 후배 최채흥(29)을 깨웠다. ‘미친 듯이’ 비시즌 훈련에 몰입했다. 갑자기 팀을 옮긴다. LG로 간다. 꼭 좋은 모습 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원태인(24)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드러냈다.

최채흥은 2018년 삼성 1차 지명자다. 2020시즌 완봉 1회 포함 11승6패, 평균자책점 3.58을 올렸다. 이후 내림세를 탔다. 2024시즌에는 14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6.30에 그쳤다.

2024시즌 후 큰 변화가 발생했다. 프리에이전트(FA) 최원태 보상선수로 지명됐다. LG로 간다. 갑작스러운 소식이다. 가장 놀란 쪽은 역시나 최채흥이다.

스포츠서울과 연락이 닿은 최채흥은 “비시즌 계속 운동만 하고 있다. 이적 소식도 운동하고 있다가 들었다. 많이 당황했다. 고향 팀이고, 정든 팀인데 떠나려니 아쉽다”고 했다.

2023년 6월 전역 후 삼성에 복귀했다. 2024년까지 아쉬움만 남겼다. 구자욱이 ‘일침’을 가했다. “(구)자욱이 형이 해준 얘기가 있다. ‘이렇게 흘러가다가 흐지부지 끝내고 싶냐. 구단에서 밀려서 나가고 싶으냐. 아니면 잘해서 네 발로 나가는 선수가 되고 싶냐’ 하더라”고 했다.

이어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번 비시즌은 진짜 내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준비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식단도 엄청 빡빡하게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잘하고 싶다. 이번 겨울 정말 준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 팀을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태인 얘기도 나왔다. 원태인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서 “형이 가서 잘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좋은 자극제였다. 2020년 형이 토종 투수 1등 했다. 따라잡으려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나도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최채흥은 “(원)태인이와 아주 가까운 사이다. 나도 많이 좋아하는 후배다. 서로 야구 얘기 엄청나게 했다. 구종, 제구 등에 다양하게 얘기 나눴다. 볼넷 놓고 내기도 했다”며 “이제 선발 맞대결할 수도 있다. 이 악물고 던지겠다”며 웃었다.

한껏 각오를 다진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결국 내가 못 했으니 보호선수에 들지 못한 것 아닌가. 그만큼 LG에서 잘하겠다”며 “LG 가서 ‘삼성이 나를 묶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만들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결정은 났다. 삼성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팬들께도 죄송하다. 이제 LG 선수다. LG 선수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1차 지명자의 ‘부활’ 스토리가 2025년 펼쳐진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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