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민호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두산 양의지(왼쪽)가 2023년 12월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리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후 딸이 건네는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지난 14년 동안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딱 두 명이다. 강민호(39·삼성)-양의지(37·두산)가 주인공이다. 그만큼 둘이 잘한다는 얘기다. 대신 ‘대항마’가 없다는 점은 문제라면 문제다.

‘강·양 시대’는 2011년 시작됐다. 강민호가 2011~2013년 황금장갑을 품었다. 이후 2014~2016년 양의지가 골든글러브를 따냈다. 2017년 다시 강민호가 가져왔고, 2018~2020년 양의지가 따냈다.

2021년 강민호가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수상자가 됐다. 2022~2023년은 양의지가 2년 연속으로 품었다. 그리고 2024년 강민호가 다시 수상에 성공했다. 14년간 강민호가 6번, 양의지가 8번이다.

LG 박동원(왼쪽)이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삼성 강민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LG 박동원이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과 경기에서 7회초 강민호의 파울플라이를 잡아내고 있다. 잠실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여전히 강민호-양의지가 최고 포수라는 의미다. 2025년이 되면 강민호가 40세, 양의지가 38세가 된다. 1년 후에도 이 둘이 가장 강력한 포수 골든글러브 후보일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뒤를 이을 포수가 안 나오고 있다는 뜻도 된다. 일단 박동원(LG)이라는 카드가 있다. 올해 강민호를 위협한 선수다. 수상 자격 충분한 선수다. 박동원은 “동 수상은 없나 싶기도 하더라. 다음에 또 도전하겠다”며 웃었다.

NC 김형준이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전에서 피치컴을 이용해 사인을 보내고 있다. 사진 | 광주=연합뉴스
KIA 한준수가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전에서 3회말 고명준의 파울플라이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 | 스포츠서울DB

조금 더 넓게 보면, 박동원 외에 김태군(KIA)과 장성우(KT), 최재훈(한화) 등이 있다. 이 3명은 2008년 프로 입단 동기다. 장성우가 빠른 1990년생이고, 김태군-최재훈은 1989년생. 30대 중반이다.

더 밑으로 가면 김형준(NC)이 보인다. 1999년생이다. 올해 KIA 주전급 포수로 올라선 한준수도 1999년생이다. 삼성 백업포수 이병헌 역시 1999년생. 롯데에는 2002년생 손성빈이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2004년생 김동헌(키움)이 있고, LG 2004년생 김범석도 팀이 포수로 키울 계획이다.

키움 김동헌이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SSG전에서 1회말 에레디아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 | 스포츠서울DB
LG 김범석이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과 경기 2회 수비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포수는 육성이 어렵다. 포수 자체가 어려운 것도 있지만, 다른 포지션과 달리 한 번 자리를 잡으면 길게 간다. 강민호와 양의지가 ‘롱런’ 하는 이유다. 이들의 아성을 깰 누군가 나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젊은 쪽에서 튀어나오면 더 좋다.

강민호-양의지가 ‘마르고 닳도록’ 뛸 수는 없다. 언젠가 이들도 은퇴한다. 그 뒤를 이어 장기집권을 이룰 포수가 또 나올까. 아니면 춘추전국시대가 되어 여러 포수가 번갈아 가면서 황금장갑을 갖게 될까. 어느 쪽이든 걸출한 포수가 많이 나오면 좋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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