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2024년은 연초부터 연말까지 초대형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의료대란으로 시작해 45년 만의 계엄을 거쳐 초대형 참사까지 터졌다. 올 한해 강력하게 헤드라인을 장식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진행중인 의료대란, 의정갈등 최고조
정부는 올해 2월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을 더 늘리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정부는 의료계 반발을 무시하고 27년 만에 의대증원을 확정했고,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전공의는 집단사직, 의대생은 집단휴학으로 맞섰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이 됐다. 12.3 계엄 포고령에 의료인이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한다는 내용으로 의정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서울고법은 5월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2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의 천문학적인 재산을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심에서 인정한 재산분할 665억원에서 20배 넘게 늘어났다. 역대 최대 규모다. 최 회장이 상고하며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고물가에 가계 경제도 허덕허덕
코로나19 이후 치솟은 물가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물가는 치솟고 소비자 지갑은 닫혔다. 서울기준 평양냉면과 삼계탕은 1만7000원에 육박했고 삼겹살은 처음으로 2만원까지 올라갔다. 치킨도 3만원 시대다. 이에 소매 판매는 10분기 연속 줄었고 계엄 이후엔 소비실종 상태다. 소상공인 폐업률이 개업률을 넘어섰다. 경제성장률 1%대 저성장 시대에 돌입하며 사방이 적신호다.
■코스닥, 나홀로 하락세
미국 증시는 활황이다. 코인시장도 덩달아 상승세다. 비트코인은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코스피는 2000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월에 4만원을 찍기도 해다. 주변국인 일본,중국,대만 증시는 안정적 상승 기조인데 코스피만 나 홀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개인투자자는 국내증시를 떠나 미국 쪽으로 엑소더스하고 있다.
■민희진의 민낯과 뉴진스
뉴진스를 둘러싸고 경영권 갈등이 촉발했다. 하이브는 자회사인 어도어 대표 민희진에게 경영권 탈취와 배임을 제기했고, 사태는 국정감사로까지 확대됐다. 민희진은 8월 대표자리에서 해임됐고 11월 사임했다. 뉴진스는 소속사의 의무불이행을 근거로 11월 전속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뉴진스는 독립선언을 했지만 소송에서 진다면 수천억 원의 위약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AI시대, 챗GPT와 딥페이크
2024년은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적인 막을 올린 한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기술경쟁으로 각축을 벌였고, 이는 일상의 삶까지 깊이 파고들었다. 챗GPT를 비롯한 여러 오픈AI가 생활형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AI기술로 이미지 합성기술이 정교해지며, 딥페이크도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른바 ‘서울대 딥페이크’(서울대 N번방) 사건이 충격을 줬다.
■프로야구 1000만 시대 활짝
국내 최다팬을 거느린 한국프로야구는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1982년 출범 이래 42년 만의 성과다. 올해 KBO리그 경기당 평균관중은 1만5000명을 넘었다. 지난해에 비해 34.2%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30 여성이 프로야구 흥행을 이끌었다. 입장권 판매를 대행하는 티켓링크에 따르면 올해 여성 관객은 54.4%로 남성(45.6%)을 추월했다.
■Again 트럼프
박빙으로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압승을 거뒀다. 바이든이 대선 100일을 앞두고 사퇴하며 카멀라 해리스가 떠올랐지만, 트럼프는 총알 테러에서도 살아남으며 복귀를 예고했다. 트럼프 2기가 내년 시작하면, 미국 우선주의는 더 강화할 전망이다. 관세폭탄의 위기와 더불어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의 분담금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작가 한강, 노벨 문학상 수상
문학계에는 기쁜 소식이 있었다. 작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그리고 아시아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어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월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호명하며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칭송했다. 한강은 수상소감으로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45년만의 비상계엄과 탄핵정국
12월 3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비상계엄이 포고됐다. 연이은 정부관료 탄핵과 예산안 강행처리를 막기 위한 수단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이유였다. 국회는 군인들에 의해 점령될 뻔했지만, 국회 담을 넘은 의원들이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결의안을 통과시켜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켰다. 후폭풍은 거세다. 대한민국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 국가신인도는 추락하며 환율도 치솟았다. 계엄주동자들은 내란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됐지만, 국민은 추운 날 응원봉을 들고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다.
■ 제주항공, 무안공항에서 대참사
비상계엄으로 끝맺을 10대 사건·사고에서 애통한 소식이 더해졌다. 29일 발생한 여객기 참사로 많은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태국 방콕을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이 공항 외벽과 충돌하며 화염에 휩싸였다. 비행기는 꼬리 부분만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전소됐다. 총 181명(승객175명,승무원6명)의 탑승자 중 2명만 생존이 확인됐다.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