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다소 형식적이고 밋밋한 토론회였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선거인단의 표심을 흔들기 위한 전략적 질문과 날선 반응이 오갔다.
제42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기흥(70) 현 체육회장, 김용주(64)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43)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76) 서울시체육회장, 오주영(40)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69) 단국대 명예교수(이상 기호 1~6번)는 4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김미량 교수(순천향대)가 진행한 이날 정책토론회는 6명 후보의 모두 발언과 사회자 공통 질문, 사회자 개별 질문, 후보자 정책 검증 토론에 이어 마무리 발언으로 열렸다.
공통 질문과 개별 질문 모두 이전까지 후보 캠프에서 모두 보도자료 등으로 제시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불꽃이 잠시 튄 건 후보자 정책검증 토론에서다. 6명 후보가 각각 1분30초간 공약 발표한 뒤 상대 후보자의 30초짜리 질문을 1분 내로 답하는 방식이다.
단연 관심을 끈 건 각종 행정 난맥상과 정치권의 비판에도 3선 연임 도전을 선언한 이기흥 후보 순서였다. 그는 체육 구성원의 온전한 자치와 인프라 구축,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후 상대 후보 질문 때 강태선 후보는 “지난 번 선거때 스포츠토토로부터 매년 3500억을 추가로 가져오는 것과 학생 200명단 1명씩 체육지도자를 배치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정부와 대립하면서 부정과 비리로 신뢰를 잃어 실패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2016년 채육회 예산이 2000억이었는데 지금 5000억으로 늘었다. 당시 생활체육 지도자 역시 계약직에서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또 종목단체 직원 월급을 국가가 18% 보전해왔는데 국회의원을 설득해서 한번에 1000만원씩 올려줬다”고 받아쳤다.
오주영 후보가 “국가스포츠위원회를 만들면 한지붕 두가족 시대가 되는 것 아니냐. 체육의 지방시대는 다시 소원해질 것”이라고 꼬집자 “체육업무는 12개 부처로 나뉘어 있다. 통합 관리가 안 된다. 국가스포츠위원회를 설립하며 중복 투자를 막고 유아부터 어른까지 원시스템으로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또 유승민 후보가 “체육회 예산을 늘었지만 현장은 그대로다. 체육지도자는 아비규환 상태다. 다음 계획을 말씀하시는데 왜 이제까지 못 하셨느냐”라고 하자 “정부의 간섭 때문이다. 모든 걸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산을 통제하기 위해 지방 체육회에 직접 교부한다고 하지 않느냐. 그런데 2016년에도 이를 하려다가 못했다. 정산이 안 되고 시도체육회도 거부했다. 두고보라. 반드시 (대한체육회로) 다시 돌아오게 돼 있다. 이런 문제는 조금 더 현장을 파악해주시고 말씀해달라”고 했다.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다음 질문자였던 강신욱 후보는 머뭇거렸다. 그러더니 “저는 이기흥 후보에게 질문하지 않겠다”고 고개를 돌렸다. 선거 초반 ‘반 이기흥 연대’ 구축의 핵심 인물이던 강 후보가 강경한 태도로 그의 공약 사항을 외면한 것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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