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최근 정치권을 뒤흔든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의원 아들의 ‘던지기 수법’ 마약 적발 사건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사건이 4개월이 지나서야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경찰 고위직 인사 발표와 맞물려 내부 고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수사 은폐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던지기 수법 마약, 어떻게 거래되나?
던지기 수법은 마약 단속을 피하기 위한 거래 방식으로, 판매자가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는 형태다. 위치만 특정한 비대면 거래라고 보면 된다.
온라인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거래 장소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 단속이 쉽지 않다. 이번 사건에서도 국민의힘 핵심 의원 아들 L씨는 서울 서초구의 한 주택가 화단에서 액상 대마를 찾으려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수상한 사람들이 화단을 파헤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액상 대마를 발견했다. 하지만 L씨 등은 이미 현장을 벗어난 상태였고, 이후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추적한 끝에 L씨와 지인들을 검거했다. 다만 L씨의 마약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으며, 현재 불구속 수사가 진행 중이다.
■왜 4개월이 지나서야 드러났나?
사건 발생 시점은 지난해 10월이었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은 4개월이 지나서다. 이로 인해 경찰 내부에서 의도적으로 사건을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 27일 경찰의 경무관·총경 승진 인사가 발표된 직후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경찰 내부 고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야당은 경찰 고위 인사와 이번 사건의 보도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 승진 인사에서 마약 수사 외압 논란에 연루된 인물들이 포함됐다”며 “경찰 내부에서 이에 대한 불만을 품고 정보를 흘린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마약 수사 은폐 의혹, 진실은?
‘마약 수사 외압’ 문제도 다시 소환되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을 통한 대규모 마약 반입과 세관 연루 의혹을 수사하던 백해룡 경정이 내부 압력으로 브리핑을 중단했다는 논란이 있었고, 해당 사건과 관련된 경찰 인사들이 이번 승진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용민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정작 여권 실세의 아들이 연루된 사건이 4개월 동안 조용했다”며 “마약을 막을 의지가 진정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정말 마약과의 전쟁을 할 생각이라면,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특검을 받아들이고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의 향방, 그리고 남은 의문
현재 경찰은 L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된 내부 조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핵심 의원이 아들의 사건을 알고도 침묵한 것인지, 경찰이 사건을 축소하려 했던 정황이 있었는지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 비위 문제를 넘어 경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로까지 확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도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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