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선수들이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제공 |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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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 기자] 대다수가 김연경(흥국생명)의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기대하지만 정관장은 조연으로 끝날 생각이 없다.

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시작하는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을 상대할 주인공으로 정관장이 결정됐다. 정관장은 29일 수원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며 인천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번 챔프전은 김연경의 은퇴 무대다. 셋, 혹은 다섯 경기가 김연경을 볼 수 마지막 기회다. 자연스럽게 김연경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김연경은 한국 배구 역사상 최고의 스타다.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는 김연경이 우승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쏠리는 게 당연하다.

흥국생명이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 압도적으로 정규리그 1위를 조기에 확정했고,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있다. 정관장은 “3차전까지 꽉 채우면 좋겠다”라고 말한 김연경의 바람대로 힘을 소진하고 챔프전에 돌입한다.

자연스럽게 김연경이 주인공이 되는 분위기로 흘러가겠지만, 정관장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정관장은 투혼과 끈기를 앞세워 챔프전에 올랐다. 시즌 막바지에 부상을 당했다 돌아온 부키리치, 박은진이 활약했고, 무릎 통증으로 인해 2차전에 결장했던 주전 세터 염혜선은 3차전에서 복귀해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설상가상 주전 리베로 노란마저 3차전에서 고질적인 등, 허리 통증으로 인해 경기에서 빠졌다. 대신 나선 박혜민은 교체로 들어가고도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5회의 디그를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흥국생명 김연경(가운데)이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생일을 하루 앞두고 팬들이 준비해 준 왕관을 쓰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정관장 선수들도 챔프전에서의 시선이 김연경에게 쏠린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다고 호락호락하게 김연경 은퇴 무대의 ‘들러리’가 될 생각은 없다. 염혜선은 “드라마를 보면 악역은 늘 진짜 독하다. 우리가 정말 독한 악역이 되고 싶다”라며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를 방해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시아쿼터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도 “악역이 된다는 말은 정말 좋은 것 같다”라면서 “우리는 프로다. 김연경 선수는 나의 아이돌이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그냥 상대일 뿐이다. 우리 팀을 위해 나도 약역을 맡겠다”라고 거들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정관장은 2011~2012시즌 이후 무려 13년 만의 챔프전에 진출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우승의 기회다. 염혜선은 “이 멤버로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런 기회를 그냥 넘기고 싶지 않다”라며 우승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정관장의 도약을 이끈 고희진 감독도 “내가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며 감동 받았다. 투혼을 불사르더라. 솔직히 몸 상태가 다 정상이 아닌데 한국 여자 배구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면서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이 흘린 땀을 믿고 멋지게 한 번 붙어보겠다”라고 말했다.

챔프전은 5전3선승제로 진행된다. 1~2차전은 흥국생명 홈인 인천에서 열리고 3~4차전은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진행된다. 마지막 5차전은 다시 인천에서 개최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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