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결국 중요한 건 ‘분위기 변화’다.
대한축구협회 제55대 회장으로 당선된 정몽규 회장은 4일 대의원총회를 시작으로 네 번째 임기의 막을 연다.
지난해 축구협회 노동조합은 정 회장 연임에 반대하며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하지만 막상 선거에 경쟁력 있는 신선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목소리를 낮췄다. 정 회장을 대신할 적절한 후보가 없다는 판단이 주를 이뤘다. 최선은 아니어도 ‘최악’은 피하는 게 낫다는 내부 분위기가 형성됐다.
본지는 새 집권을 시작하는 정 회장을 향한 축구협회 직원의 견해를 익명으로 들었다. 최근 정 회장도 공식 문서를 통해 직원의 의견을 묻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무기력한 분위기를 깨는 게 시급하다는 의견을 주로 개진했다. A직원은 “축구협회가 정부, 대중으로부터 비판받는 조직이 되면서 직원의 사기가 상당히 많이 꺾인 상태”라면서 “실무 리더급에서도 모든 의사 결정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 같다. 일을 능동적으로 할 분위기가 중요하다. 사기와 자존감을 올리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B직원도 “무기력한 분위기부터 전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본부장, 팀장급의 태도 전환이 가장 필요하다는 진단도 따른다. B직원은 “언제부턴가 내부에서 프로젝트나 업무를 제안하면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만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라면서 “장기적으로 꼭 필요하다면 해야 하는데 일부 실무 리더는 보여주기식에 집착한다. 이것부터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A직원은 “아첨하고 오직 ‘예스’만 외치는 사람을 옆에 두지 말고 진짜 긍정적인 변화를 줄 사람을 품었으면 한다. 그래야 보고도 정확하게 받으실 것”이라고 직언했다.
결국 핵심 인력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대다수 직원의 공통 견해다. C직원은 “인사가 만사 아닌가. 임원부터 직원까지 잘할 일을 맡기는 게 중요하다.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인사 체계를 보면 그런 점에서 부족하다. 리더급부터 팀원까지 전문성을 갖출 수 있게 인사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무의미한 인사 변화도 지양해야 한다. D직원은 “내부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의미 없는 부서 이동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전문성이 필요한 부서에는 실력을 키울 자원을 장기적으로 둬야 한다. 그래야 경쟁력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C직원도 “협회는 외부와 협력하는 일이 많다. 자기 역량이 부족하면 계속 약자가 된다. 주도하려면 우리가 잘해야 한다. 그런 구조를 만들어주시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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