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 기자] ‘투혼’의 정관장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정관장은 4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34-36 25-22 25-19 15-11) 승리했다.

정관장은 먼저 1~2세트를 빼앗기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뒷심으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1~2차전에서 모두 패했던 정관장은 시리즈 전적을 1승2패로 만들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정관장은 1~2세트를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다. 특히 2세트에는 듀스에 듀스를 거듭한 끝에 34-36으로 아쉽게 패했다. 잘 싸우고도 세트스코어 0-2로 밀리며 위기에 놓였다. 설상가상 주전 세터 염혜선이 무릎 통증으로 인해 몸이 무거웠고, 벤치와 코트를 오가야 했다.

투혼의 정관장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세트 초반 주도권을 잡은 뒤 쉽게 물러서지 않으며 한 세트를 잡아냈다. 날카로운 서브로 리시브를 흔드는 작전이 주효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한 세트를 만회한 정관장은 4세트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 나갔다. 3세트와 마찬가지로 세트 초반부터 8-4로 앞서면서 흥국생명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중반 15-15 동점을 허용하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표승주의 블로킹이 연이어 터지는 등 21-16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결국 정관장은 세트스코어 동점을 만들었다.

3~4세트를 잡아내며 분위기에서 오히려 앞선 정관장은 5세트에도 초반 3-0으로 달아나며 상승세를 탔다. 간격을 유지해 8-5로 앞선 채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돌입했고,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승자가 됐다.

메가는 2세트에만 16득점을 기록하는 등 총 40득점으로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부키리치가 31득점으로 정관장이 자랑하는 원투펀치가 무려 71득점을 합작했다.

정관장은 ‘부상 병동’이다. 정규리그 막바지에 부키리치, 박은진이 발목 부상을 당한 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복귀했다.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두 선수는 맹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염혜선도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피드가 나오지 않아 언더토스를 자주 사용할 정도로 힘든 상황인데 정신력을 발휘하고 있다. 리베로 노란도 등, 허리 근육 쪽 통증이 있지만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크다. 정관장은 이미 플레이오프에서 세 경기를 치렀다. 12일간 6경기를 치르는 극한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3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게다가 이번 시리즈는 김연경의 은퇴 무대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김연경과 흥국생명이 받고 있다. 경기 전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한 경기를 더 하고 싶다”라며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 말은 현실이 됐다.

반면 흥국생명은 1~2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빼앗기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지난 2차전에서는 반대 상황으로 승리했는데 이번엔 극적인 승부의 희생양이 됐다. 김연경이 29득점을 기록하고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4차전을 기약하게 됐다.

정관장은 6일 안방인 충무체육관에서 다시 한번 흥국생명을 상대한다. weo@sportsseoul.com